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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21 주일/ 하느님을 낳는 쏟아부음과 따름/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20 조회수865 추천수4 반대(0) 신고
 

대림  4주일 루카 1,26-38(14.12.21)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Announcement of the birth of Jesus

 

 하느님을 낳는 쏟아부음과 따름   

 

기다림의 연속인 우리의 삶! 그리고 기다림의 절정인 대림4주! 얼마 남지 않은 '성탄'과 '새해'를 기다리며 뭔가 새로운 것, 화려한 전례와 의식 준비로 바쁜 우리에게 오늘 복음의 마리아는 참으로 청아하면서도 소중한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결혼 준비와 신혼의 단꿈에 젖어 들뜬 나날을 보내고 있던 마리아는 하느님의 아들을 받아들이라는 천사의 말에 몹시 당황하며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마리아는 전능하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자신을 쏟아부어 '예' 하고 응답하셨다. 그 응답에는 하느님의 사랑의 씨앗이 뿌려졌고 성모님은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되셨다. 우리도 각자의 계획도 좋지만 나를 통해 이루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1,37).

천사는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루카 1,31-32) 하고 일러준다.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예수님은 바로 우리에게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이다. 예수님의 탄생은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알리는 징표이다. 그러기에 요한 사도는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1요한 4,7)라고 말한다.

이처럼 하느님의 사랑으로 우리 가운데 오시는 예수님은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의 징표이다. 사랑이신 그분은 세상에 사시면서 사랑에 대해 말씀하셨고 죽음보다 강한 사랑을 보여주셨다.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을 따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주님을 보여 주는 증인이 되어야 한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주님을 이 세상에 보여 드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사랑'이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의 '예' 라는 응답이 있었기에 인류를 구원하시고자 사람이 되어 오실 수 있었다. 이로써 마리아께서는 새로운 계약의 중개자가 되셨다. 마리아의 응답으로, 못 하실 일이 없으신 분께서 가난한 모습으로 사람이 되어 오셨다. 따라서 인간은 연약하면서도 하느님의 품위를 지닌 존재임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다는 이 놀라운 신비는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말고는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 길이 없다.

마리아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셨기에 거룩한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이미 주님 앞에서 거룩한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주님의 어머니로 선택을 받았다. 그래서 옛 교부들은 "마리아는 몸으로 우리 주님을 잉태하시기 전에 마음으로 먼저 잉태하셨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성탄의 진정한 의미는 이처럼 확고한 믿음 안에서 하느님께 전적으로 순종하며 우리 자신을 그분의 도구로 봉헌하는 삶에서 드러난다. 그분은 오늘도 우리를 통해 다시 육화의 신비를 이 세상에 전하기를 원하고 계신다.

이번 성탄에는 우리 모두가 사랑의 주님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아니 우리가 주님 안에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 참된 사랑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던 참된 사랑이신 예수님은 이제 우리가 다시 이 세상에 사랑으로 태어나기를 바라고 계신다. 다윗처럼 자신의 신앙을 위대하게 봉헌하고 마리아처럼 그분의 종으로서 온전히 내맡기는 자만이 그분을 만나게 될 것이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당신의 거처이셨다. 따라서 우리도 우리 안에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을 위한 구유를 마련할 때 주님은 우리 안에서 다시 태어나실 것이다. 이제 나만의 아이, 우리 가문만을 일으킬 아이가 아니라 모두에게 기쁨과 도움이 되는 '하느님의 아이'를 낳고 키우도록 하자. 성모님과 같은 믿음으로 ‘쏟아부음’과 ‘따름’의 삶을 겸손하게 살아감으로써 나의 구유에 생명을 낳아 키우는 성탄을 준비하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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