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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 제4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21 조회수626 추천수10 반대(0)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각 교구의 교구장님들께서 교구의 신자들에게 편지를 보내셨습니다. 주된 내용은 가난한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 받자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가난한 이들의 모습으로 다시 오시는 예수님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맞이하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교구의 교구장님들은 보육원, 요양원, 장애인 공동체, 노숙인들을 찾아가셔서 성탄 미사를 함께 하신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화려한 성탄장식 속에 계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연말에 이루어지는 각종 시상식에 계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권력, 명예, 재물이 가득한 곳에 계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000년 전 예수님께 경배를 드렸던 분들이 있습니다. 양들을 돌보던 목동들이었습니다. 별자리를 보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왔던 동방박사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은 깨어있었고,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기 위해서 행동을 하였습니다. 많이 배웠고, 율법의 수호자라고 했던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탄생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이 가득한 책 속에서 탄생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헤로데와 대사제들도 예수님의 탄생을 몰랐습니다. 권력의 중심은 예수님께서 태어나기에는 너무 오염되었기 때문입니다.

 

본당에 있을 때, 성탄 무렵에는 봉성체를 다니면서 어르신들을 위해서 떡을 준비했습니다. 몸이 아프신 어르신들, 외로운 어르신들, 전기장판에 겨우 몸을 의지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작은 정성이지만 성탄선물로 떡을 드렸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어르신들이 생각납니다. 빈첸시오 회원들은 , 김치, 불고기를 나누어 드렸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몸소 사람이 되신 성탄은 바로 나눔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온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우리를 위해서 내어 주신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도시빈민 사목을 하는 동창 신부들을 만났습니다. 가난한 분들과 함께 지내는 동창들입니다. 친구들에게 저녁을 대접했지만 저는 더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교구와 교회라는 견고한 울타리 안에서 너무 편하기 지내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하였습니다. 추운 겨울 칼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면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연대하는 동창신부들이 몸은 비록 힘들어도 주님의 탄생을 진정으로 기뻐할 수 있는 우선권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교회의 존재이유는 바로 지금 굶주린 사람,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헐벗은 사람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것입니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기도하고, 그들에게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었다면 주님의 성탄을 의미 있게, 보람 있게 맞이하는 것입니다.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깊은 골짜기를 메울 수 있습니다. 높은 산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랑과 정의가 입을 맞추고 진실과 평화가 손을 잡으면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가난한 이들의 모습에서, 지금 병든 이들의 모습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황금과 몰약과 유향을 드렸던 동방박사들처럼 우리들도 우리들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눌 수 있습니다.

 

오늘은 대림 제4주일입니다. 그 주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사람의 뜻, 세상의 뜻, 욕망과 성공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대림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에게 오시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대림의 진정한 의미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했던 성모님처럼 우리들 또한 이제 나의 뜻이 아니라, 욕망과 욕심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행동하는 것입니다.

 

대림 4주일을 지내면서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신비를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것은 바로 나를 위한 것입니다. 부족하고, 죄를 많이 지었고, 별로 잘 한 것도 없는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모든 권능과 모든 권세를 가지진 분이 아주 연약한 아이의 모습으로 비천한 마구간에 태어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한해를 보내며 많은 모임이 있는 때입니다. 후회와 아쉬움도 있는 때입니다. 걱정과 근심이 나의 앞을 가로 막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곧 다가올 성탄을 생각하면서 좀 더 경건한 마음으로, 좀 더 기쁜 마음으로,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나를 위해서,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며 주님과 함께 주님과 더불어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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