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나의 성탄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25 조회수960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나의 성탄

 

 

성탄을 목전에 두고서야 화두 한 가지가 제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여기 저기 그럴듯하게 장식된 예수님 탄생 구유를 바라보며 든 생각입니다.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 주변으로 성탄과 관련된 주요 인물들이며 동물들이 둘러서 있었습니다. 다들 나름대로 아기 예수님의 성탄에 기여한 존재들입니다.

 

 

그러면서 든 제 개인적인 성찰꺼리는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과연 이번 아기 예수님의 성탄에 기여한 바는 무엇인가?’ 지난 대림시기 제 삶을 돌아보며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기 예수님의 성탄에 대한 준비도, 봉헌도, 기여도 너무나 부족했습니다. 늦었지만 성탄 미사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아무리 성탄이 수천 번 되풀이된다 하더라도 내 안에 아기 예수님께서 탄생하시지 않으면 그 성탄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으로 인해 나 역시 다시 태어나고 새 삶을 시작할 때 성탄은 비로소 의미를 지니기 시작합니다. 내 삶이 변화되고 내 삶이 좀 더 빛을 발하며, 그로 인해 내가 좀 더 이웃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나로 인해 주변이 더 행복해질 때 아기 예수님의 성탄은 바로 나의 성탄이 되는 것입니다.

 

 

마리아와 요셉, 목동들뿐만 아니라 말들과 소들도 나름대로 아기 예수님 탄생에 한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말들은 무슨 역할을 했습니까? 이스라엘의 12월 기후가 우리나라처럼 영하로 떨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추운 날씨입니다.

 

 

한 동화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말들은 자신의 콧김과 입김으로 갓 태어난 아기 예수님의 체온 유지에 크게 한몫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소들은 또 무슨 역할을 했겠습니까? 아기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마구간 안에는 동물들 냄새로 인해 파리와 모기들이 꽤나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소들은 가끔씩 꼬리를 이용해 아기 예수님의 얼굴로 날아드는 녀석들을 쫒아내곤 했답니다.

 

 

이 미사 동안 성탄시기를 지내며 내가 그분의 성탄을 내 삶 안에 어떻게 지속시켜나갈 것인가, 어떻게 육화시켜나갈 것인가, 어떻게 적용시켜나갈 것인가,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칠레의 유명한 시인 파울로 네루다(1904~1973)의 표현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통해 우리도 진실로 태어납니다.” 다시 말해서 그분의 마구간 탄생으로 말미암아 우리들의 출생도 비로소 의미를 지니고 빛을 발한다는 것입니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릭 프롬(1900~1980)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삶의 첫 번째 과제는 자기 자신에게 빛을 주는 것입니다.”우리 인간은 본질상 너무나 나약해서 스스로 빛을 줄 힘이 없습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우리 삶에 빛을 줄 수 있는 존재입니다. 결국 우리 삶이 지속적으로 빛을 발하려면 우리 안에 아기 예수님께서 매일 계속해서 탄생하시고 성장하셔야한 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성탄은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 더 성찰하고, 자신의 생애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더 사랑하라는 초대입니다. 이 은총의 시기 우리는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바라보며 우리 각자의 출생의 이유를 생각해야 합니다.

 

아름답게 꾸며진 성탄구유를 바라보며 그저 멋있다!’ ‘아름답다!’ 외치며 사진만 찍을 일이 아닙니다. 이번 성탄 우리 모두 성탄구유 앞에서 해야 할 과제가 한 가지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마구간 탄생이 지니는 단순함의 가치, 본질적인 것의 가치, 침묵의 가치, 평화의 가치, 기쁨의 가치, 사랑스러움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으로 우리 인생도 비로소 참된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탄생으로 우리의 출생도 빛을 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탄생으로 우리도 참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은혜롭고 고마운 아기 예수님의 성탄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