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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 아름다우신 하느님!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26 조회수1,332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2014.12.26. 금요일(뉴튼수도원 46일째)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사도6,8-10;7,54-59 마태10,17-22

                                                                                                                                    


오, 아름다우신 하느님!



오늘은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이자 성탄 8일 축제내 제2일입니다. 

계속되는 성탄 축제입니다. 


어제의 아름다우신 하느님 체험을 잊지 못합니다. 

성탄 밤미사(한국시간 25일 오전 11시)가 거행되는 성전에서 

주님의 성탄을 통해 체험한 아름다운 하느님에 감동했습니다.


1.

영어와 한국어가 번갈아 계속되는 여러편의 성가에서 

'어, 한국 요셉수도원에서는 한국어만 쓰시던 하느님이 

여기 미국 뉴튼수도원에서는 영어와 한국어 2개국어를 쓰시네' 

순간 깨달은 하느님의 아름다움입니다. 

1절 영어에 이은 2절 한국어, 3절 영어에 이은 4절 한국어 성가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웠고 

즉시 연상된 하느님의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다음 은은히 흐르듯 이어지는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가를 상상하시면 곧 이해될 것입니다. 


-Silent night, holy night, All is calm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만상이 잠든 밤-


한국과 미국과의 일치를 상징하는 성가에 감동의 눈물이 났고, 

양국의 일치의 선봉에 서있는 뉴튼수도원의 위대하고 거룩한 사명에 감사했습니다. 


여기 참석했던 착실한 교포형제들의 미국 자랑도 잊지 못합니다.


1)자유롭다. 2)유행이 없다, 3)직업에 귀천이 없다. 3)포용성과 다양성을 존중한다. 

4)'있는 자'일수록 겸손하다. 

겉 모습을 봐서는 부자인지 가난한 자인지 구별할 수 없다. 


모두 우리가 결핍하고 있는 부러운 덕목들입니다.


2.

전례의 아름다움을 통해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감동했습니다. 

요셉수도원의 전례도 아름답지만 뉴튼수도원의 전례 역시 나름대로 아름다웠습니다. 

하얀 성의(聖衣)를 입은 수도자들이 흡사 주님의 천사와 같았고 

전례 전체의 분위기도 그대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듯했습니다. 

아름다운 전례 분위기를 숨쉬며 살아가는 베네딕도 수도회 수도승들입니다.


3.

여기서 잘 키워 낸, 아기자기하게 장식된 성전 내의 성탄 츄리나무의 아름다움에 감동했습니다. 

전례 분위기를 아름답게 하는데 크게 기여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무수한 별들(?) 반짝이는 성탄츄리나무였고, 

카톡으로 찍어 고마운 분들께 '성탄 축하카드'를 전송했고, 

성탄 밤미사는 이분들 모두를 위해 봉헌했습니다.


4.

제 식탁에 놓인 꽃꽂이와 꽃꽂이를 한 부원장 마티아 수사님 마음의 아름다움에 감동했습니다. 

대림촛불 4개가 빛나던 주님을 '기다리던 자리'가 '꽃자리'로 바뀌었습니다. 

꽃으로 탄생하여 우리에게 오신 아름다운 주님에 또 감동했습니다.


5.

한국 장충동 수도원에 있을 때, 친절하게 대해 줬던 바르나바 수사님이 

산티야고 50일 순례후 돌아와 보니 보이지 않아 많이 서운했는데 

뉴튼수도원에 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뉴튼 수도원에 와보니 수사님은 기쁘고 씩씩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아, 죽음도 이와 같겠구나. 한국에선 보이지 않아도 뉴튼수도원에 살고 있듯이 

지금 눈엔 보이지 않아도 하늘나라에서는 살고 있겠고 언젠가 이승을 떠나 가면 만나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니 이 또한 저에겐 아름다운 하느님 체험입니다.


6.

여기 미국시간과 한국시간의 비교를 통해서도 '영원한 현재'의 아름다운 하느님께 감동합니다. 

뉴튼수도원에서 '성탄 밤미사'를 드리는 12.24일 밤 9시, 

한국은 12.25일 오전 11시로 '성탄 대축일 낮미사'가 거행되는 시간이고, 

여기서 성탄 낮미사를 드리는 시간 12.25일 10:30분은 한국시간 12.26일 00:30분입니다. 


하느님께 시간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요, 

'영원한 현재'만 있음을 깨달으니 저에겐 이 또한 영원히 아름다운 하느님 체험입니다. 


7.

조촐하고 품위있는 아름다운 성탄 밤미사후 20여명 정도, 

한 가족같이 떡국을 먹으며 친교를 나누던 따뜻하고 아늑한 모습도 아름다웠습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평화로운 분위기의 감동 또한 잊지 못합니다.


지난 성탄 밤은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내내 감동했던, 

하느님의 아름다움으로 영혼이 깨끗이 샤워했던 거룩한 밤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아름다움의 원천이십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의 이런 아름다움의 체험은 그대로 아름다운 하느님 체험으로 직결됩니다. 

이런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이 샘솟는 활력의 원천이 됩니다. 


값싼 낭만(romanticism)이나 감상(sentimentality)과는 전혀 차원이 다릅니다. 


이런 아름다운 하느님 체험이 우리를 감동케 하고 정화(淨化)하고 성화(聖化)합니다. 

굳센 믿음의 자양분의 되어 위기와 고난의 순간에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합니다. 


오늘 순교한 스테파노가 그 모범입니다.


'그 무렵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백성 가운데에서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켰다'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모습은 그대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믿음을 드러냅니다. 

필시 평범한 일상에서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깊이 체험했던 스테파노임이 분명합니다.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 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아름답게 살았기에 하느님은 스테파노에게 아름다운 환시를 선사하십니다. 

스테파노를 영접하기 위해 하늘 문을 활짝 연 아름다운 하느님이십니다.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 주십시오.“


스테파노의 아름다운 이 임종어 안에 스테파노의 아름다운 삶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하여 예수님은 당신의 성탄 축일 다음 날을 스테파노의 천상 탄일로 점지해주셨습니다. 

우리 눈에 순교축일이지 하느님 눈에 천상탄일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아름다움 체험이 끊임없이 축적될 때 굳건한 순교적 믿음입니다. 


"그러나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10,22).


무지에 눈이 가려 아름다운 주님의 이름을 몰라 믿는 이들을 미워하고 박해하는 사람들입니다. 


제 좋아하는 시편성무일도의 한 구절도 생각납니다. 


"주님을 찬미하라 좋으신 하느님을, 그 이름 노래하라 꽃다우신 이름을"(시편134,3).


온갖 시련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견뎌 구원 받을 수 있는 믿음의 원천은 

아름다운 이름의 하느님뿐입니다.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체험할수록 증대되는 믿음의 힘, 낙관적 인생입니다. 


마침내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과 같은 시도 탄생됩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반영하는 미사전례입니다. 

주님은 성 스테파노 축일의 아름다운 미사전례은총으로 

우리 모두의 믿음을 굳건히 해 주시고 아름다운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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