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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27 토/ 교환의 신비를 사는 사랑/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26 조회수925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요한 20,2-8(14.12.27)
 

“영원한 생명이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1요한 1,2)


 

St. John and Peter the Apostle

 

 교환의 신비를 사는 사랑   

 

요한은 호숫가에서 그물을 손질하다가 예수님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다(마태10,2). 그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요한 13,23; 19,26; 21,20)로서 예수님의 얼굴 모습이 변하는 산위에 있었고, 야이로의 딸을 다시 살리시는 것을 보았으며(마르 5,37), 겟세마니 동산의 고통 중에 함께 있었다(마태 26,36 이하). 또한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 품에 기대어 앉아 있었으며(요한 13,23), 십자가 상의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어머니를 맡기며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 하고 말씀하셨다. 그는 예수님의 빈무덤 현장에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20,4) 그는 늘 그렇게 사랑 곁에 머물렀고 사랑을 호흡하였다.


요한 1서에서 요한은 ‘생명의 말씀의 나타나심’ 곧 생명이신 예수님의 탄생과 강생의 신비에 관하여 말을 시작한다. 성탄의 신비의 중심에 “거룩한 교환”(sacrosanctum commercium)의 신비가 자리하고 있다. 하느님과 사람의 상호교환의 신비인 ‘거룩한 교환’이야말로 성탄 영성의 절정이다. 성탄 감사송은 이 놀라운 교환의 신비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오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친교의 길이 열렸으니, 말씀이신 성자께서 연약한 인간이 되시어, 죽을 인간이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나이다.”(성탄 감사송 3) 요한 사도는 이 교환의 신비를 누구보다도 잘 전해준 ‘사랑의 사도’이다. 하느님의 사랑이 비천한 인간을 위하여 세상에 나타났다(1요한 1,2).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사랑으로 오신 그분을 알아보는 이들은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함으로써 재창조되고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그리스도의 탄생은 신비스러운 “생명의 교환”을 위한 선행조건이다. “성탄의 신비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모습을 갖추실’ 때 우리 안에서 성취된다.”(가톨릭교리서 526) 인간은 그렇게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참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으로 오신 그분의 얼과 모습을 지닐 때 하느님의 아들로 변하고, 인간의 것을 하느님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이다. 발타사르(Hans Urs von Balthasar)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8)라는 말씀을 성부의 창조적인 사랑과 성자의 감사하는 사랑의 교환으로 탄생한 성령으로 이해했다.


나는 어떻게 ‘생명의 교환’, ‘사랑의 교환’을 이루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고 자신의 참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말구유 속으로 ‘낮추시어’ ‘내려오시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으로 전 존재를 던지시고’ ‘전부를 내놓는’ 그 한없는 사랑을 지니는 길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오늘 복음에서 주간 첫날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을 모셨던 무덤이 비어 있음을 제자들에게 알린다(요한 20,2). 이에 요한은 베드로와 함께 무덤을 향해 갔으나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20,4).


그토록 빨리 무덤에 다다르게 한 것은 요한의 발이 아니라 주님을 향한 그의 사랑이었으리라! 사랑은 그렇게 사랑을 갈망하고 그리워할 수밖에 없도록 이끈다. 그 사랑이 지금 여기서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문을 열게 하는 열쇠이다. 이 성탄시기에 우리와 생명을 교환하고 사랑을 교환하기를 간절히 바라시며 기다리시는 하느님의 그 마음을 깊이 느끼고 묵상하며 그분과 내밀한 친교를 시작해보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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