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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참된 성탄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28 조회수859 추천수13 반대(0) 신고

참된 성탄(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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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성탄

 

 

성탄 전야 미사가 끝난 후 피로가 몰려왔지만 여기저기 성탄 미사를 봉헌하러 간 형제들을 기다리며 잠시 TV방에 들렀는데 우연처럼 기적처럼 마치 제대로 된 피정 같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습니다.

 

 

웬일인지 너무도 오랜만에 한 국영방송에서 정말이지 아름다운 성탄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했더군요. 존경하는 소 알로이시오 신부님께서 창설하신 마리아 수녀회 수녀님들의 일상을 밀착 취재한 천상엄마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민족상잔의 비극 이후 생겨난 수많은 전쟁고아들뿐만 아니라 이 땅의 무책임한 부모들이 버린 천사 같은 아이들을 한 두 명도 아니고 수십 명씩 자녀처럼 키운 마리아회 수녀님들의 눈물겨운 역사를 감동적으로 소개하고 있더군요. 저뿐만 아니라 같이 앉아있던 다른 신부님들도 방영시간 내내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한두 명도 아닌 수많은 상처 많은 아이들을 마치 친자녀처럼 키우며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숨 가쁜 일상, 그 안에서 벌어지는 아이들과 수녀님들 사이에서의 아웅다웅, 알콩달콩, 달콤쌉싸름한 삶의 단편을 바라보며 같은 업에 종사하는 동종업자로서 큰 동지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18세가 되어 수녀님들의 품을 떠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흘리는 눈물, 떠난 아이들이 내내 마음에 걸려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밑반찬을 준비하는 수녀님들의 멋진 애프터서비스에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에 수녀회에 입회해서 한평생 아이들의 따뜻한 엄마로 봉사하시다가, 그 결과 여기저기 고장 나고 허리까지 완전히 굽은 수녀님, 더 이상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기가 힘들게 된 수녀님이 경비실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그 얼굴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이어서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잘 산다는 것, 행복하다는 것이 뭐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감동과 눈물은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수녀님들의 품에서 성장한 예쁜 딸이 수녀님들의 뒤를 이어 또 다른 아이들의 엄마가 되기 위해 수도자로 서원하는 모습에서 다들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천애고아가 된 아이들, 그 어디가도 피붙이 하나 없었던 아이들을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고 기도하신 수녀님들, 그 수녀님들이 너무나 고마워 평생 잊지 못하고 수녀님들을 찾아오는 자녀들, 이제는 떳떳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자녀들의 모습에서 저는 참된 성탄이 무엇인가 알 수 있었습니다.

 

 

존경스러운 마리아회 수녀님들의 희생과 헌신, 죽음으로 인해 수많은 아들딸들이 수녀님들의 자녀로 새롭게 탄생하고 부활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성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계속되는 성탄 8부 축제 시기 진정한 의미의 성탄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내 안에 예수님께서 탄생하시고 성장하고 그로 인해 내가 또 다른 예수님이 되지 않는다면 이번 성탄은 역시나 꽝입니다.

 

 

나를 통해서 세상 사람들이 예수님의 자비심과 측은지심을 느끼지 않는다면 이번 성탄도 그리 영양가 있는 성탄이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통해 예수님을 만나고 그로 인해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는다면 좀 더 진지하게 성찰해야할 우리들의 성탄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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