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손을 비우면서 두 손을 모은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성 가정 축일(2014년 12월 28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28 조회수727 추천수7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아버지를 공경한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3,2-6.12-14<또는 창세 15,1-6; 21,1-3>


제2독서

<주님과 함께하는 가정생활>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3,12-21<또는 히브 11,8.11-12.17-19>


복음

<아기는 자라면서 지혜가 충만해졌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2-40<또는 2,22.39-40>



성 가정 축일(2014년 12월 28일) 손을 비우면서 두 손을 모은다


이 세상이 다 우리 뜻대로 되면 참 좋겠지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특히 자식을 키울 때 더 그렇습니다. 수도원은 하나의 가정입니다. 하느님을 중심으로 형성된 집입니다. 그래서 수도원을 ‘하느님의 집’이라고 하지요. 저 자신도 수도원에서 젊은 형제들을 ‘키우는’(수도원에서는 ‘양성’이라고 하지요) 일을 하기에 고민이 많이 됩니다.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좋은 수도자로 양성하는 것도 녹녹하지 않습니다. 갈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포기’의 영성을 실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온전히 하느님 손에 맡기는 것, 빈손이 되는 것,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해야 하지요.


많은 부모들, 특히 엄마들은 자식 교육에 열정적입니다. 참 보기 좋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너무 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자식의 미래까지 준비시키려는 욕심이 앞서는 것을 많이 봅니다. 이것은 일종의 집착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예수)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사실 예수님의 부모, 마리아와 요셉은 자신들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손에 아기 예수의 현재와 미래를 내어맡기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집인 성전에 아기 예수를 봉헌하는 것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총애를 신뢰하는 부모이기에 온전한 봉헌이 가능했습니다.

봉헌은 다른 말로 포기가 아닐까 합니다. 빈손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재산이나 학식이 아니라 기도입니다. 두 손을 비우면서 하느님 앞에서 두 손을 모으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의 자식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딸이 됩니다. 하느님의 소유인데 하느님이 얼마나 잘 이끌어주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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