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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29 월/ 지금, 빛과 사랑을 끌어안자!/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28 조회수914 추천수5 반대(0) 신고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월 루카 2,22-35(14.12.29)
 

"그리스도는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십니다.”(루카 2,32)

 

The presentation in the Temple

 

 

 지금, 빛과 사랑을 끌어안자!   

 

성모와 요셉이 율법에 따라 아기 예수를 성전에서 주님께 바친 것은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인간의 질서와 법 안에서 받아들이신 것이다. 다른 면에서 이는 하느님 친히 사람의 손에 자신을 맡기시어 사람들 깊숙이 들어오신 것이다. 예수님의 부모는 일 년 된 어린양 한 마리를 번제물로 바칠 수 없을 만큼 가난하여 비둘기를 정결례 예물로 바쳤다(루카 2,24). 그들이 속죄의 행위로는 필요치 않은 성전으로 아기를 데리고 감으로써 아기가 속죄되는 대신 하느님의 일을 위한 성별이 이루어진다. 예수께서는 속죄된 것이 아니고 주님께 성별되었다. 이렇게 예수님은 인간의 손에 의해 하느님께 봉헌되셨으며, 다른 이를 위해 ‘피를 쏟아’ 봉헌되며 구속하실 분이시다. 인간의 법규와 제도에 복종하면서까지 그렇게 하실 것이다.


가난 속에 사랑으로 오신 예수님! 이 분을 알아보고 찬양한 사람은 시메온이었다. 주님께서는 그에게 죽기 전에 주님을 뵙게 될 것이라고 열려주셨다(2,26).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그는 성령의 이끄심 아래 이스라엘을 ‘위로해주실’(παρ?κλησις) 메시아를 기다리면서 의롭고 독실하게 살았기 때문이다(2,25). 그는 하느님을 두려워함으로써 얻어지는 지혜 속에 살았다. 그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모든 것을 맡겼다. 그는 구세주 메시아로 오신 아기를 알아보았고 팔에 안아들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시메온의 노래는 어렵고 힘든 길고 긴 삶의 여정 가운데서도 ‘변함없이’ ‘모든 것을’ ‘기다리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은 사람만이 부를 수 있는 구원의 노래인 것이다. 시메온은 이렇듯 구원받은 모든 이들의 상징이었다. 그는 오랜 세월 메시아를 기다려온 이스라엘의 마지막이자 참된 응답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며 우리 인간이 걸어야 할 신앙의 여정과 마음가짐을 집약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다. 그의 입을 통하여 예수님은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이스라엘에게는 영광”(2,32)으로 드러난다. ‘빛’(φ?ς)은 구원에 대응하는 말로 ‘예수님 자신’을 가리킨다. 전 생애에 걸쳐 기다려온 구원을 본 의로운 종(δο?λος), 시메온은 구세주를 알아보고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2,29).


가난한 나자렛 가정의 봉헌 속에 만민의 빛으로 오신 분을 맞아들이며 사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제1독서가 이를 잘 말해 준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으면서 하느님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자는 거짓말쟁이이며 그에게는 진리가 없다(1요한 2,4).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되며 그분 안에 있게 된다(2,5). 따라서 하느님 안에서 사는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것처럼 살아가야 한다(2,6). 빛으로 오신 분 안에 머무르기 위하여 자기 형제를 사랑해야 한다(2,10).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어둠 속에 있어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2,11).


빛으로 오신 주님을 맞아들인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신 ‘교환의 신비’를 끌어안는 것이고, 사랑으로 오신 그분과 일치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려면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 모두를 내 세포 안에 새겨 혼이 되고 숨이 되어 움직임이 되도록 해야 한다. 시메온처럼 늙을 때까지 그저 구세주를 기다리면서,자기 생각이 아니라 성령의 이끄심에 자신을 맡기며, ‘하느님의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의롭고 독실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가 살아야 할 인생은 그렇게 길지 않다. ‘지금’ 과감히 버릴 것을 버리고 그분의 마음과 말씀으로 채우자. ‘지금’ 사랑하고, 기부하며,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을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 과거를 붙들고, 내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 외모나 나이 먹어감이나 재능을 탓하고 있을 때, ‘지금’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하느님의 은총과 선물은 흔적 없이 나를 스쳐 사라져버릴 것이다. 지금 기쁘게 살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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