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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멘 성탄 팔일 축제 제7일(2014년 12월 31일)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31 조회수645 추천수2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여러분은 거룩하신 분에게서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2,18-21


복음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의 시작입니다. 1,1-18



성탄 팔일 축제 제7일(2014년 12월 31일) 아멘


오늘 아침 아직 어두운데 바람마저 붑니다. 어떤 곳에는 눈이 날린다고 합니다. 마음 속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도 바람결에 따라 흩날립니다. 이제 마지막 한 장을 떼어낼 날이네요. 지나간 달력 숫자들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한 해를 매듭지으며 기억을 떠올립니다. 기억 속의 숫자들은 수학에서 말하는 기호가 아닙니다. 단 하나의 숫자에도 그 안에는 엄청난 삶의 의미가 깊이 새겨있습니다. 어떤 날은 정말 기억하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날은 깨끗이 지우고 싶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통, 활력과 무미건조함이 서로 날실과 씨실이 되어 삶이라는 천을 만들었음을, 그리고 지금도 계속 짜고 있음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난 일들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늘 기억합니다. 그러면 지나간 나날들이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리스도의 빛으로 바라보기에 기억하고 싶지 않는 사건들도 거침없이 떠...올릴 수 있습니다. 직시할 수 있습니다. 오늘 특별히 0416을 떠올립니다. 한 순간에 사라져간 어린 영혼들을 기억합니다. 아직도 차디찬 물속에 남아 있는 9명을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또한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 가족들을 가슴 깊이 생각합니다. 기도합니다. 또 기도합니다.


우리를 위해 태어나신 그리스도 그분만이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요한 1,1-4). 이분이 우리 가운데 계시기에 우리는 희망을 늘 품습니다.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일도 걸어갈 것입니다.



이 묵상글을 마무리하는데 갑자기 함박눈이 내립니다. 이 눈이 모든 분들에게 축복의 의미로 내리길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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