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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 목/ 서둘러 찾아내 더불어 축복을 나누자/ 기경호(프란치스코)신부님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31 조회수819 추천수4 반대(0) 신고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루카 2,16-21(15.1.1)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리라.”(민수6,24)



   

 

 

서둘러 찾아내 더불어 축복을 나누자

 

새해 첫날이다. 지난 한해는 하느님 앞에서의 인간의 근본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가슴 아픈 사건들이 많았다. 새해에는 하느님 안에서 고귀한 인간성을 인식하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하기로 다짐했으면 한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도하자. 나아가 평화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로 서로에게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기를 청하자. 새로운 한해에도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의 빛이 되어주시고 희망이 되어주실 것이다.


오늘 제1독서에는 우리가 서로 빌어주어야 할 ‘아론의 축복’이 나온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민수 6,24-26) 이 축복은 사제들에 의해(신명 21,5) 성소에서 예배 의식에 참석하러 온 이들에게 베풀어지고(시편118,26) 또 참석자들이 나갈 때 행하여졌다(2사무 6,18). 그러나 축복문에서 주님이라는 호칭이 세 번 반복되는 데서 알 수 있듯 사제는 중개자일 뿐이며 하느님이 축복의 근원이다. 하느님의 축복은 우리를 지켜주시고 은혜와 평화를 베풀어주시는 것이다.


축복의 근원이신 분께서 ‘되돌아보고, 앞을 바라보는’ 새해의 이 첫 시간을 축복해주신다. 시간은 사람이 살아가는 중요한 터다. 시간을 축복해 주심은 곧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축복해주심이다. 시간의 축복은 변화를 위한 가능성을 열어주시는 것이다. 그래서 새해에 우리에게 축복을 주시는 하느님의 바램은 각자가 새롭게 변화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변화란 하느님의 인도하심과 내 편에서의 응답으로 이루어진다. 곧 진정한 성숙과 변화를 위해서는 우리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겨드려야 한다.


우리에게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하느님의 축복은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주심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탄생으로 하느님의 자녀 되는 자격을 얻게 되었으며(갈라 4,5),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주셨기 때문이다(4,6). 우리가 이것을 믿고 그 축복 속에 살아간다 해도 고통과 시련을 피할 수는 없다. 우리는 일상의 삶이 가져다주는 시련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아빠’(Abba)라 부름으로써 그분의 선과 행복과 고통을 이겨나갈 수 있기에 복된 존재인 것이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의 축복을 사는 이들이 지닐 자세에 대해 가르친다. 목자들은 ‘베틀레헴으로 서둘러 가서’,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고,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을 말을 알려주었으며, 자신들이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였다(루카 2,16-18). 우리도 가난하고 소외받고 고통 중에 있는 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서둘러 가서 찾아내고’, 그 상황을 공유하여 함께 하기 위해 다른 이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보고 행한 모든 것에 감사하며 찬미 드려야 한다. 축복이란 그렇게 함께 하고 나누어질 때 참 축복이 된다.


한편 마리아는 자신을 중심으로 일어난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2,19). 마리아는 하느님의 길을 발견하기 위하여 그 모든 일을 영의 눈으로 바라보고 생명의 씨앗으로 간직하였다.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어떻게 활동하시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했던 것이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기도도 생각도 살핌도 없이 요란스럽게 떠들어대는 ‘속절없는 가벼움’을 내려놓고, 축복의 근원이자 주인이신 주님 안에서 ‘영적 숙고와 생명을 간직하는 마음’을 키워가도록 하자! 이 새해를 평화의 어머니의 따뜻한 도움을 받아 희망 속에 모든 것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시작하며 더불어 복된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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