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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모님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없다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12-31 조회수944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나해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


복음: 루카 2,16-21






예수님의 탄생 예고


안젤리코(Fra Angelico) 작, (1432-1434),  코르토나 디오체사노 박물관


     < 성모님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없다 >

       

오늘은 하느님이신 그리스도의 어머니인 성모님 대축일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성모님을 통해 이 세상의 삶을 시작하였듯이, 우리 또한 성모님의 대축일로 한 해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것 같습니다. 성모님은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어머니이시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머니라는 말을 들으면 어머니의 어떤 모습이 떠오릅니까? 나를 잉태하고 계실 때의 모습이나 나를 낳아 주실 때의 모습이 떠오릅니까? 그런 건 사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나의 어머니라 하면 나를 키워주시면서 해 주셨던 그 많은 희생이 더 많이 떠오릅니다. 다시 말하면 어머니는 나를 낳아주셔서 어머니이신 것이 아니라 나의 어머니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셨기 때문에 나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어머니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마치 동물에게 키워진 사람처럼 참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없다면 자녀 또한 있을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계시기에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하고 감사해 하지는 못합니다. 가끔은 엄마가 나에게 해 준 게 뭐가 있어?”라고 말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께서 어머니로서 해 주신 희생과 사랑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것을 기억해 내지 못한다면 그래서 참으로 자녀가 되지 못한다면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기 때문에 다른 어떤 관계도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남자들은 특별히 군대에 가서 인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창옥 강사의 소탈한 어머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머니는 배우지 못해 글도 못 읽고 나이 어려 청각장애가 있는 남편을 만나 고생만 하면서 살았습니다. 막내인 김창옥은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힘들게 하는 개구쟁이였습니다. 못 배운 엄마를 이용해 영어사전 사 달라, 영한사전 사 달라, 한영사전 사 달라, 프라임 사전 사 달라, 에이스 사전 사 달라고 하며 돈을 뜯어내 다른 곳에 쓰기 일쑤였습니다. 그리고 나이키 신발을 안 사줘서 며칠 동안 밥도 안 먹고 말도 안 하고 방에 틀어박혀 어머니를 속 썩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글을 모르신다는 이유로 김창옥은 성적표를 위조하기 일쑤였고 그렇게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습니다. 공부를 못 해 공고에 갔고 그래도 대학에 가고 싶어 시험을 쳤지만 매 번 떨어졌을 때 어머니가 다른 집 엄마들과 이야기하면서 우리 창옥이는 돌 머리여!”라고 하는 것을 듣고는 자살을 생각하였습니다. 어머니까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살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실 세상 사람이 다 나를 무시해도 누구와도 바꿀 수 없이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시고 사랑하시는 유일한 분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일 것입니다. 제주도 탑동 바닷가에서 자살을 생각할 때 어떤 여인이 물에 뛰어드는 환시를 보고서는 겁이 나서 죽겠다는 생각을 접고 해병대에 들어갔습니다.

군대에서 엄청나게 고생을 하고 맞기도 많이 맞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민지원을 나갔을 때 한 집에 홍시가 유난히도 많이 달린 나무가 보이더랍니다. 어머니가 치아가 안 좋으셔서 홍시를 좋아하시는데 문득 감나무를 보니 어머니가 생각이 났습니다. 선임 병들 몰래 전화부탁을 해서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 마당의 수백 개의 감이 모두 자기가 군대 들어오기 전까지 어머니에게 잘못 했던 일들로 보이더랍니다. 어머니는 말을 못하고 훌쩍이는 창옥이를 단번에 알아보고 먼저 말을 꺼내셨습니다. 왜 말을 안 하느냐고 물을 때 김창옥은 울면서 엉겁결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엄마 홍시 좋아하잖아... 흑흑...”

그리고는 첫 월급을 모조리 봉투에 넣어 감을 사 드시라고 어머니께 보냈습니다. 제대하고 언젠가 서랍을 열다가 자신의 편지들이 가지런히 정열 되어 있고 돈도 봉투마다 그대로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은 다 내어주실 수 있어도 자녀가 힘들게 번 돈은 차마 쓰지 못하고 나중을 대비해서 모아두시는 분인 것입니다.

보통은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부모의 사랑은 크고 깊기 때문에 그만큼 성숙하지 못하면 그 깊이를 재어볼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마음을 알게 될 때에야 참으로 자녀가 되는 것 또한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부모를 참으로 부모님으로 여기게 될 때에야 참으로 부모의 자녀가 되는 것입니다.

   

엘리사벳은 성모님의 인사를 듣고 성령으로 가득차서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를 찾아주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라고 인사합니다. 성령은 진리이신 분입니다. 따라서 엘리사벳이 성모님을 주님의 어머니라 했다면 그 말은 틀림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그리스도인들은 그 말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성모님이 그저 한 인간으로서 의인은 될 지언 정 하느님의 어머니와 같이 칭송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주님의 어머니하느님의 어머니가 그렇게 큰 차이일까요? 어머니라고 했다면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육체적으로 낳아주기만 했다고 해서 성령께서 엘리사벳의 입을 빌려 성모님을 내 주님의 어머니!’라 부르게 하였겠습니까? ‘어머니란 단어는 낳아주고 길러주고 생명을 주어 자녀를 성장시키는 총체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서 무어라 다른 단어로는 정의할 수 없어 그냥 어머니라고밖에는 쓸 수 없는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이라고 하실 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랑을 다 포함할 수 있는 그러한 사랑이신 것처럼, 어머니라 함은 우리가 믿는 어머니의 모든 면을 포함하시는 분인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도 당신께서 당신의 소명을 완수하기 전까지는 당신이 그리스도로 불리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무엇이 되기 위해서는 그 무엇이 되기 위해 해야만 하는 소명을 완수해야 합니다. “주님의 어머니로 불리셨다면 그만큼 큰 역할을 해 내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만큼 존중받아 마땅하신 분인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할 때 하느님은 사랑과 같은 분이란 뜻일까요, 아니면 진짜 사랑이시란 뜻일까요? 성모님이 주님의 어머니라 할 때 어머니와 같은 분이란 뜻일까요, 아니면 진짜 어머니란 뜻일까요? 성모님이 어머니라 했다면 진정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것이고 그 어머니로서 해야 하는 모든 역할을 다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리스도께서 그 어머니를 참으로 당신의 어머니로 여기지 않으셨을까요?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아버지의 아드님이 되시기 위해서 그분의 뜻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면, 당신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도 그러한 자세를 보이지 않으셨을까요? 그렇지 않다면 성령을 통하여는 그리스도의 어머니라고 했다고 적혀있는 성경의 말씀을 스스로 위배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아버지라고 하시는 분을 그렇게 하느님 아버지로 고백한다면, 그분께서 어머니로 여기시는 분을 하느님의 어머니로 고백하고 공경을 드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서로 피가 섞이지 않은 아들을 자신의 아들인양 키워놓고 발생된 상황을 그렸습니다. 낳기만 했다고 아버지가 아니고 키운 정도 무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입니다. 아이와 함께 있어준 시간, 그 시간이 낳아 놓기만 하였다고 부모라고 믿는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성모님 또한 그리스도를 낳아놓기만 했다고 그리스도의 어머니라 불리실 수가 없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당신의 영혼이 동시에 칼로 찔리는 아픔을 겪어 내셔야만 비로소 어머니가 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도 너무나 힘든데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과연 성모님 아니라면 누가 그 일을 겪어 낼 수 있겠습니까? 아드님이 아니면 그 일을 겪어 낼 수 없었던 것처럼 그 아드님의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신 어머니의 역할을 성모님이 아니면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무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머니라면 자녀가 살아있는 한 끝까지 어머니입니다. 그렇다면 자녀의 아픔을 똑같이 겪으셨습니다. 그 고통을 함께 겪으며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끝까지 하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 성모 마리아이신 것입니다.

우리 모두도 성모님의 자녀입니다. 교회의 일원은 누구나 그리스도와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성모님은 우리의 모든 고통도 함께 하시고 영원히 우리의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하실 것입니다. 이런 어머니를 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합니까? 우리는 그리스도를 아드님으로 두실만큼 완전한 어머니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그분들의 합당한 자녀가 되기 위해서 우리 또한 자녀로서의 소명을 실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창옥씨처럼 우리가 얼마나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는지 깨닫게 된다면 반드시 우리 또한 좋은 자녀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참으로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실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그분들의 자녀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없으면 자녀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성모님이 없으면 그리스도도 있을 수 없고, 성모님이 없으면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우리 또한 있을 수 없습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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