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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만복(萬福)의 근원이신 하느님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1 조회수1,119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김명준님의 사진.

김명준님의 사진.




2015.1.1. 목요일(뉴튼수도원 52일째),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민수6,22-27 갈라4,4-7 루카2,16-21 


                                                             

만복(萬福)의 근원이신 하느님


하느님의 기쁨은 피조물에게, 특히 사람들에게 복을 주시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의 복을 받고 있기에 존재하는 세상 만물입니다. 


사람들 역시 종교의 유무에 상관 없이 복을 좋아합니다. 

하여 촌스런 이름이지만 '만복(萬福)', '복자(福子)'는 물론이고 

'복(福)'자가 들어가는 이름도 무수합니다. 


참 좋은 세상입니다. 

카톡으로 무수히 성탄 카드를 전송했고 또 새해를 맞이하여 새해 축하카드도 받았습니다.


"돌아오는 2015년 을미년 福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2015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천재설소 만복운흥

(千災雪消 萬福雲興; 천가지 재난, 눈녹듯 사라지고, 만가지 복, 구름 일 듯 일어난다)"


형제자매들을 통해 예쁜 카드 그림과 함께 전송되온 '하느님의 복'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올 한해 당신이 있어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이런 문구는 올 한해 제가 꼭 하느님께 드리고 싶은 고백입니다.


"허허, 요셉수도원 수도자들은 강복을 참 좋아해“

예전 시몬 아빠스님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수도원을 방문하셨을 때나 떠나실 때는 예외 없이 형제들이 강복을 청했기 때문입니다. 


주교님이 방문했을 때는 

난데 없이 나타나 무릎을 꿇고 강복을 받는 마르꼬 수사의 모습은 신선한 아름다움이기도 했습니다. 


저 또한 강복 주기를 좋아해 얼마나 많이 사람들에게 또 자연에 강복을 주었는지 모릅니다. 

요셉수도원 26년 머무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산책 중 불암산과 수도원을 강복했고, 

여기 뉴튼수도원에 머무는 동안 역시 매일 산책 때 마다 강복합니다. 


고백성사 때 역시 사죄경 후에는 강복까지 얹어 드립니다. 

강복을 통해 저 역시 하느님의 강복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좋아하시는 일은 딱 둘입니다. 

복주시는 일과 용서하시는 일입니다. 

사실 이 두 일을 빼면 하느님이 하실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느님은 특히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여 쌓아 놓았던 복을 일거에 넘치도록 주십니다. 


우선 강론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에게  오늘 1독서 민수기 주님 말씀으로 강복을 드립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주시길 빕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길 빕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길 빕니다.“


분명 이렇게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형제자매들에게 강복하면 주님은 복을 내리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복받은 복덩어리 존재들, '복자(福者)'들입니다. 

주님께 넘치는 복을 받았고 또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살아있다는 자체가 복입니다. 

바오로의 말씀대로 하느님께 받은 아드님의 영 덕분에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하고 외칠 수 있음은 또 얼마나 큰 복인지요. 


우리는 더 이상 종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보다 더 큰 복은 없습니다. 


오늘은 복자(福者)로 살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해 드립니다.


첫째, 가난하게 사는 것입니다.


가난에 감사하고 선택된 가난을 살면 더욱 좋습니다. 

돈 많아서 망한 수도원은 있어도 돈 없어 가난해 망한 수도원은 없습니다. 

부(富)가 행복을 보장하지도 않고 가난(貧)하다 하여 다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예수님의 산상수훈 일성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축복선언입니다. 

가난할 때 단순함, 순수함, 겸손함이 줄줄이 따라옵니다. 


주님은 예외 없이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탄생하신 주님을 만난 이들은 가난한 목자들이었습니다.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찾아낸 이는 밤새 깨어 눈이 열려 있었던 가난한 목자들뿐이었습니다. 

아기 예수님 역시 가난한 마리아를 통해 세상에 오셨고 바오로도 증언합니다.


'형제 여러분,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 율법 아래 놓이게 하셨습니다.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격을 얻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 친히 우리를 위해 평생 가난하게 사셨고 

가난한 이들을 사랑하심으로 우리에게 가난의 모범을, 가난이 축복임을 보여 주셨습니다.


둘째, 늘 말씀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성경의 사람들'에게 말씀은 숨쉬는 공기와 같았습니다. 

하여 항구한 렉시오 디비나의 수행을 권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성모 마리아가 그 모범입니다. 

말 그대로 렉시오 디비나의 대가이자 참 관상가입니다. 


학식이 많아 렉시오 디비나도 관상도 아닙니다. 

열렬한 하느님 사랑에 순수한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죄가 없어서, 몸이 정결하여 마음의 순수가 아니라 하느님을 열렬히 사랑하여 마음의 순수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도 이런 순수한 사랑, 순수한 믿음입니다. 


목자들이 전한 말에 모두가 충격을 받고 놀라워하는 동안 성모 마리아의 반응이 놀랍습니다. 

진정 지혜로운 분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과연 위대하고 고결한 영혼입니다. 

하느님은 이런 영혼을 사랑하시며 당신의 거처로 삼으십니다. 


바로 이렇게 곰곰이 말씀을 되새김질 하는 것이 렉시오 디비나입니다. 

이렇게 깊이 말씀을 묵상해야 

비로소 조건반사적 감정적 '반응(reaction)'이 아닌 

진심에서 울어난 인격적 '응답(respondonce)'입니다.


셋째, 찬미와 감사가 입에서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어제 미사시 영어 화답송 후렴이 아름다웠습니다. 

"Let the heavens rejoice and the earth be glad(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여라)." 


계속되는 우주적 성탄 축제 시기가 참 감사합니다. 

새삼 찬미하는 기쁨으로 사는 수도자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Let no tongue to be silent(혀도 침묵하지 못하게 하라)" 영어 성가 한 구절도 재미있었습니다. 

찬미하면 저절로 혀도 풀려 소리내어 노래하기 마련입니다. 

그 무엇도 찬미하는 혀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 축복을 체험할 때 

저절로 샘솟는 찬미와 감사의 응답이요, 

찬미와 감사로 응답할 때 또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은 찬미의 샘입니다. 


'축복과 찬미'의 영적 삶의 싸이클 속에 깊어가는 우리의 영성입니다. 


바로 수도자들이 평생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미사와 성무일도가 

바로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요, 

우리 모두 영적 부요의 삶을 살게 합니다. 

이보다 참 기쁨, 참 행복을 주는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감사가 

우리를 정화하고 성화하며, 위로하고 치유하며 복된 운명으로 바꿔줍니다. 

'그래서' 찬미와 감사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미와 감사입니다. 


가난한 자들의 최상, 최고의 영적무기는 하느님 찬미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이 원망스럽고 불평스러울수록 최고의 보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구히 바치는 찬미와 감사뿐입니다. 

사실 깊이 들여다 보면 온통 찬미할 것과 감사할 것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오늘 가난한 목자들이 찬미의 모범입니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가난한 목자에서 내적 부요의 '찬미의 사람'으로 바뀐 목자들의 복된 운명입니다. 

이젠 주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복음 선포자가 된 목자들입니다. 


주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통해 세계 평화의 날인 오늘 새해 첫날,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평화의 문'을 활짝 열어 주시고, 차고 넘치는 축복을 내려 주십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요셉수도원의 이 수철 프란치스코 신부가 

미국 뉴튼수도원에서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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