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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공현 전 토요일(2015년 01월 03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3 조회수895 추천수4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2,29―3,6


복음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9-34



공현 전 토요일(2015년 01월 03일)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서양에서는 양을 많이 키웁니다. 이태리말을 배우기 위해서 이태리 남부 노치에 있는 베네딕도 수도원에 있을 때 그곳 들판에 양떼가 많았습니다. 양을 가까이서 보려고 살금살금 기다시피 몰래 접근했는데 양은 어느새 내 쪽을 쳐다보며 멀리 도망쳤습니다. 낯선 사람을 정말 귀신같이 압니다. 양은 모든 것을 사람한테 줍니다. 털과 고기와 젖을 온전히 내어줍니다. 유목민 생활을 한 중동 지역에서 양은 사람들의 생명과 같았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동물이기에 예수님의 비유 말씀에도 양이 등장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가리키며 이렇게 소개합니다. “보시오,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오!” 분명 요한은 이 말을 하며 손가락으로 주님을 가리켰을 것입니다. 우리 수도원 참사회의실 벽화에도 손가락으로 정중앙에 서 계시는 예수님을 가리키는 세례자 요한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사 때 가장 아쉬운 점은 우리 한국 교회가 미사 통상문을 개정하면서 “보라”(Ecce)라는 말을 삭제한 것입니다. 이 말을 하지 않으니 신자들은 어린양이신 주님을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보라”라는 이 단어는 굉장히 강한 명령어이며 초대의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사를 주례할 때 성체를 들어보이며, 의도적으로 “보라”를 집어넣어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보다”라는 동사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번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도 성령이 예수님께 내려와 머무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았다고 증언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우리와 세상의 모든 죄를 없애시기 위해서 당신 자신을 십자가 희생제물로 내어놓으신 주님을 봐야 합니다. 우리가 당신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빵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현존하십니다. 우리 육신의 눈으로 직접 봐야 합니다. 그분을 참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그분께 매료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분께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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