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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기쁨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주님 공현 대축일(2015년 01월 04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4 조회수912 추천수5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0,1-6


제2독서

<지금은 그리스도의 신비가 계시되었습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약속의 공동 상속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3,2.3ㄴ.5-6


복음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2



주님 공현 대축일(2015년 01월 04일) 참 기쁨

올해 수도원 성탄구유를 완전히 새로 만들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상을 비롯해서 모든 성인상들을 새로 들여왔습니다. 비밀이지만, 작년에 구유를 치우면서 한 형제가 요셉 성인을 돌아가시게(?) 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목이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올해에는 지금까지 사용하던 구유 대신에 한 작가가 봉헌한 구유 세트로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작가님은 시간이 없어서 세 사람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바로 동방 박사 세 사람입니다. 어제 수련자에게 동방 박사들을 구유에 가져다 놓았는지 물어보니, 없어서 안갖다 놓았다고 했습니다. 공현 대축일이 되었지만 예전 동방 박사들은 수도원 다락 박스 속에서 잠자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꺼내 구유에 갖다
놓으라고 했습니다. 새 것과 서로 어울리지는 않지만 공현 대축일에 동방 박사가 빠지면 안되지요.

공현 대축일에 동방 박사들의 방문만을 생각하지만, 다른 두 사건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카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 사건과 요르단 강에서 예수님이 세례받으신 사건을 포함해야 합니다. 공현 대축일만 되면 개인적으로 저는 아침기도가 무척 기다려집니다. 머리 속에서 즈카리야의 노래 후렴이 떠오르기 때문이지요. 일년에 딱 한번 부르는 이 후렴에는 우리가 경축하는 공현의 신비가 다 담겨 있습니다. 내용도 곡도 다 아름답습니다.

“오늘, 그리스도께서 요르단 강에서 죄를 씻어주시니, 교회는 천상 신랑과 결합하였도다. 박사들이 예물을 가지고 임금님의 혼인잔치에 달려오고 물이 술로 변하여, 잔치 손님들이 기뻐하였도다.”

공현이란 육신으로 태어나신 하느님이 모든 사람한테 당신 자신을 드러내신 것을 말합니다. 사실 성탄은 소수의 사람에게만 알려진 비밀스런 사건이었지요. 주님이 먼저 우리에게 사람이 되신 당신 자신을 환히 드러내셔야지만 우리는 그분을 뵙고 섬길 수 있습니다.

기뻐합시다, 이 기쁨에서 제외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우리 각자의 처지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드러내신다는 것은 나를 아신다는 것입니다. 주님이 먼저 나를 알아주시는데 기뻐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사는 게 재미가 없고 즐겁지 않다고 침울해져도 그 누구도 빼앗지 못하는 기쁨을 주님이 선물로 주십니다. 예수님만이 우리의 참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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