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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령을 통한 친교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4 조회수1,182 추천수1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나해 주님 공현 후 월요일


< 우리는 하느님께 속한 사람입니다
 >


독서: 요한1서 3,22-4,6






동방 박사들의 방문


안젤리코(Fra Angelico) 작, (1432-1434), 코르토나 디오체사노 박물관


     < 성령을 통한 친교 >

 




우리에게는 각자 우선되는 모임이 있습니다. 저는 사제이고 특히 교구청에 있기 때문에 수원교구 사제단 모임이 다른 모임보다 우선입니다. 약속이 늦게 잡히더라도 이전 약속을 취소하고 사제단 모임에 참석해야 하는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한 심정으로 사제단 모임이 다른 모임이나 만남보다 더 행복해서 모이는 것은 아닙니다. 모여야한다고 강요되어지는 점이 없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런 면에서 군중속의 고독을 느끼지 않나 싶습니다. 자주 모이고 긴 시간을 함께 가져야만 친교가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우리 가족은 어떻습니까? 혹시 가족끼리 한 집에서 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습니까? 저는 참다운 친교가 만남의 횟수나 만나는 시간의 양에 달려있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1954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문호 헤밍웨이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유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나는 전류의 흐름이 그치고 필라멘트가 끊어진 전구처럼 고독하다.”

이는 어쩌면 겉으로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만나고 친교를 이루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단 한 명과도 충만한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 우리들의 모습과 비슷하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항상 사람들과 함께 있는 연예인들이 더 외로울 수도 있습니다.

 

영국의 작가인 부르크가 미국 여행을 떠날 때였습니다. 그는 부두에서 놀고 있는 한 소년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6실링의 돈을 쥐어주며 내가 저 배를 타고 떠날 때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 줄 수 있겠니?”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약속대로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부르크는 그때 아이의 손 흔드는 모습을 본 자신의 느낌을 이렇게 회고합니다.

돈 받고 흔드는 손을 보고 나는 더욱 고독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습니다. 우리 또한 어쩌면 주위의 시선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 외롭지 않음을 보여주려 하지만 속으로는 더 큰 고독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독서에서 요한은 세상에 속한 영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영을 구분합니다. 세상에 속한 영을 지닌 이들은 하느님의 사람이 하는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고 알아듣기를 거부합니다. 오직 하느님의 영을 받은 이들만이 하느님의 영으로 하는 목소리를 알아듣고 따라옵니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의 영께서 당신의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먼저 상대를 준비시켜 주신다는 말입니다.

이는 바로 참다운 만남이란 을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세상의 영을 지닌 사람과 하느님의 영을 지닌 사람은 백날 만나도 서로를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난다면 평생 단 한 번을 만나도 잊히지 않는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성부와 성자께서 서로의 성령을 통하여 친교를 이루시는 것처럼, 참다운 친교는 우리 안에 주어진 성령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하느님은 코르넬리우스라는 로마 백인대장에게 당신의 천사를 보내십니다. 그리고 그를 준비시킵니다. 또한 하느님은 베드로를 준비시킵니다. 그가 유대인들에게만 복음을 전하고 있으니 이방인들에게도 다가가라고 가르치십니다. 유다인들은 이방인들과 접촉하기만 해도 부정해진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코르넬리우스에게 욥빠라고 하는 곳에 가면 베드로라는 사람이 있으니 그를 데려와 세례를 받으라고 일러주십니다. 베드로는 코르넬리우스가 보낸 사람들을 따라가 이방인들 중 로마 백인대장에게 처음으로 세례를 베풉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당신 성령을 보내시어 쌍방을 준비시킵니다. 이 성령의 충만함을 지니지 않고서는 참다운 친교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셨을 때도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 찼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그 성령의 힘으로 성모님이 하느님의 어머니이심을 알아봅니다. 참다운 친교는 성령을 통해 이루어지는 만남인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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