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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공현 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5 조회수796 추천수11 반대(0)

유럽교회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성당들이 신자들이 나오지 않아서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한 언론의 보도를 인용하겠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지난 10년간 문을 닫은 가톨릭교회 건물은 전체 1600곳 가운데 3분의 2로 집계되고 있다. 개신교 교회도 마찬가지여서 앞으로 4년간 7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도 정도만 다르지 비슷한 추세다. 영국은 연평균 20여 곳의 성공회 교회가 폐쇄되고 있고, 덴마크에서는 지금까지 200곳 안팎의 교회에 신도의 걸음이 끊겼다. 독일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515곳의 가톨릭교회가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00년간 유럽교회는 교회의 중심이었습니다. ‘신학, 철학, 문학, 사회, 정치의 모든 분야에서 교회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어째서 많은 교회들이 문을 닫아야 했을까요? 어째서 신자들은 교회를 떠났을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힘을 잃어서 일까요? 하느님 나라가 주는 매력이 없어져서 일까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새로운 계명이 더 이상 새로운 계명이 되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교회의 영성이 신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지 못하는 것일까요? 저도 스페인에 갔을 때 직접 목격하였습니다. 명동성당보다 훨씬 큰 성당에 주일 미사는 한 대 밖에 없었습니다.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은 80이 넘었습니다. 그날 미사에 참례한 신자는 50여명이 전부였습니다. 제가 가장 젊었고, 다른 분들은 대게 70대가 넘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세상의 것들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의 영을 따라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질만능주의, 자본주의, 세속화라는 이름의 그릇된 영은 화려한 모습으로 다가와 유럽교회를 병들게 한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매년 새로운 성당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신자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명동에는 많은 분들이 미사에 참례하고 있습니다. 주일 오후에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서 긴 줄을 서는 신자 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아직 종교를 갖지 않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종교를 갖게 된다면 가톨릭을 택하겠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열매는 과연 우리들의 힘과 우리들의 노력의 결과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순교자들이 피를 흘려 지켜온 신앙의 열매를 받아먹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도 회개하지 않으면 저렇게 될 것입니다.’ 유럽교회는 우리가 배워야 할 他山之石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참된 그리스도의 영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것들에 빠지지 않도록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과 같은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겸손과 희생을 따라가야 한다고 하십니다.

두 번째는 상처를 너무 쉽게 덮어서는 안 된다고 하십니다. 유럽교회가 지금 이렇게 된 것은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덮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성찰과 반성은 그릇된 영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입니다.

세 번째는 십자가에서 내려오려는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고 하십니다. 고난과 시련은 하느님께 가는 길의 걸림돌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향하는 디딤돌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네 번째는 돌을 빵으로 만들려고 하는 유혹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을 빵으로 만들어 보라는 유혹을 이겨내셨습니다.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분명 교회는 물질과 자본이라는 그릇된 영에 의해서 병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섯 번째는 교회의 전통과 유산을 버리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합니다. 유럽교회는 목욕물을 버리려다가 아이까지 버리는 잘못을 한 것 같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과 높이 솟은 빌딩은 우리의 정신과 영혼을 대신할 수 없는 것입니다. 친교와 축제는 희생과 봉사의 거름이 있어야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아무 영이나 다 믿지 말고 그 영이 하느님께 속한 것인지 시험해 보십시오. 거짓 예언자들이 세상에 많이 나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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