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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 묵상] 용서보다 큰 것(마르코 1,1-8)
작성자오승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6 조회수784 추천수1 반대(0) 신고

   1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2  이사야 예언자의 글에 “보라, 내가 네 앞에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3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기록된 대로, 
   4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5  그리하여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이 모두 그에게 나아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6  요한은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다. 
   7  그리고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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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보다 큰 것

 

마르코 복음서의 시작을 읽으면서, 유아세례를 받은 저는 세례의 본질을 경험하지 못했나 하는 삐딱한 아쉬움이 듭니다. 지금 이 성경 구절(5절)에 따르면 세례는 자기 죄를 고백하며 받는 것이라고 적혀 있으니까요. 상대적으로 세례의 갱신 예식 때 죄를 고백하는 부분의 의미를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잘 몰라서 그랬으니 다음부터는 본 의미에 더 충실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세례 때에 자기 죄를 고백한다는 것은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4절)가 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죄를 고백해야만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 참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주님께서 우리가 모르고 짓는 죄도 다 용서하시리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불경한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인지하지 못하는 죄를 죄라고 부를 수는 없고, 이럴 때는 '실수'라고 불러주는 관용을 우리는 배웠습니다. 심지어 '고백'하는데 용서받지 않겠습니까? 이 원리는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따져 보면 큰 위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자기 죄를 고백한다는 것은 '회개'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회개는 잘못을 고쳐서 돌이킨다는 뜻입니다. 고백은 돌이키고자 하는 것이지, 도발하고자 하는 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리고 순서대로 볼 때, 세례의 본질은 회개에 있다고 이 말씀은 알려 주십니다. 그리고 이러한 회개의 세례는 죄의 용서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요. 일련의 과정을 곱씹어 보면, 용서는 참으로 아름다운 과정임이 틀림없습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솔직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3절에서는 이러한 용서의 최종 목적이 드러납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결국 용서는 주님의 길입니다. 그가 누구이든, 어떤 잘못이든, 회개하는 이의 죄를 용서하는 것은 주님의 곧은 길입니다. 우리는 흔히 남의 잘못을 용서하는 입장이 되고 싶어하지만, 실은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처지에 훨씬 더 자주 처하게 됩니다. 다만 잘 의식하지 못할 뿐이지요. 도처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바로 '누가 용서할 권리를 가진 자인가'를 두고 벌어지는 싸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마지막으로 복음은 더 큰 위로를 주십니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도대체 요한이 설파한 죄의 용서보다 더 큰 것은 무엇일까요? 용서의 뒤에 이어지는 결과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을 구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백 - 회개(물의 세례) - 용서 - 주님의 곧은 길 - 구원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길다 생각 말고 따라가 볼까요. 소통의 결과로 나타난 그것이 바로 성령의 세례라고 하시니 말입니다.

 

+퍼시아저씨(20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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