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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무도 없다고 생각될 때, 그때 주님께서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7 조회수929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두려움이란 싫어하는 것,

          그것도 너무도 싫은 것이 닥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 말이 맞음을 알 수 있지요.

          좋은 일이 생길까 두려워하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까 두려워하지 않지요.

           

          그러므로 두려움이란 싫은 것을 경험할 때의 감정,

          그러니까 극심한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이 맞지만

          실은 고통 밖에 아무 것도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을 두려워하는 것이란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고통은 견딜 만 하거나 외려 사랑의 기쁨을 북돋는 것일 뿐,

          전혀 두려움을 일으키는 것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잘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고독과 고립을 동일시해서는 안 될 것이며

          특히 수도자들은 절대고독은 살 수 있어야 하지만

          고립의 삶을 살아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파니샤드는 이렇게 수도자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수도자란 무소의 외뿔처럼 절대고독 속에서 홀로 가는 존재다.”

          그런데 이 말에서 절대고독이란 상대적인 고독이 아닙니다.

          젊었을 때는 옆에 사람이 많았는데

          늙으니 사람이 없는 그런 고독,

          다른 사람에게는 사람이 끓는데

          내게는 사람이 없는 그런 고독이 아니지요.

           

          사람이 많이 있건 없건

          인간은 근본적으로 홀로 가는 존재라는 것을

          깊이 깨닫고 그 고독을

          행복하게 사는 존재가 수도자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찌 수도자만 그렇겠습니까?

           

          석가모니가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곧 하늘 위, 하늘 아래에

          나 홀로 존귀하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나는 누구 때문에 존귀해지지도,

          누구 때문에 비천해지지도 않으며,

          누구 때문에 행복하지도,

          누구 때문에 불행하지도 않는 삶을 살아야지요.

          나는 누구 때문에 존귀하지도 비천하지 않고

          나는 나로서 존귀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절대고독을 산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없어도 된다는 뜻이 아니고,

          다른 사람과 아무 관계도 맺지 않는

          고립을 산다는 뜻도 아닙니다.

          외려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때

          성숙한 인격체로 보다

          완전한 사랑을 살 수 있다는 뜻이지요.

           

          실제로 고립을 선택하는 것은

          성숙하게 홀로서기를 못하기 때문이고,

          고통이 너무도 두렵고 조그만

          상처도 받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침범자,

          상처 주는 자로 생각하기에 자기 안에 갇힙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절대고독 속에

          홀로서기를 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침입자로 생각지 않는

          성숙한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며,

          반대로 애착하는 사람이나 두려워하는 사람은

          사랑을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호수를 건너다 맞바람으로 고생을 합니다.

          이것은 우리 인생이란 것이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것과 같음을,

          세상 풍파로 난파의 위험을

          겪는 것과 같음을 비유하는 거지요.

           

          살다보면 우리도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리 애써도 아무런 진전이 없으며

          절망으로 죽을 지경이 되었어도

          그야말로 아무런 도움도 없는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가 우리의 주님께서

          등장하는 때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네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될 때,

          그때도 내가 너와 함께 있으며

          네가 가장 고통스러울 때,

          그때도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 하지 말라고 오늘

          주님께서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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