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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8 목/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의 복음 묵상/ ‘지금’이 바로 만나야 할 때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7 조회수722 추천수6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후 목 루카 4,14-22ㄱ(15.1.8)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졌다.”(루카 4,21) 
 
 

   

The Rejection at Nazareth

 

 

‘지금’이 바로 만나야 할 때

 

오늘 복음은 “성령의 힘을 지니고”(4,14) 갈릴래아 회당에서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그분의 갈릴래아 활약상을 요약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이어 예수님께서는 나자렛 회당에서 예언자의 축성을 상기시키는 이사야 예언서(칠십인역, 61,1-2)의 대목을 선포하셨다. 곧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4,18-19) 이 말씀에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이 사명들이 바로 우리가 오늘 여기서 살아내야 할 소명이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졌다.”(루카 4,21)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그대로 실현된 것이다. 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4,22)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말씀으로 창조하시고, 말씀이신 분이 사람이 되어 오셨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말씀이 지금 바로 여기 우리가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선포하신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뜻을 따르는 청종(聽從)이 곧 참 순종이다. 말씀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씀은 “듣는 가운데서”, 곧 지금 여기서 받아들이고 살아낼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성경은 우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말씀이며, 지금 이 순간이 바로 말씀을 이루어야 하는 때이다. 그렇게 할 때 그 말씀이 곧 우리를 모든 억압에서 해방시켜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각자가 주님께서 오늘 나를 통해서 무엇을 이루시고자 하시는지 영으로 듣고 마음에 새겨, 주님의 말씀을 이루어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너무도 할 일이 많고 바쁜 우리는 ‘지금, 여기서’ 어떻게 말씀을 이룰 수 있으며,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스도교 신앙은 ‘이미’와 ‘아직’ 사이에서 주님 안에 머물고 그분의 사랑을 실행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저 멀리 신비 속에만 머물러 계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손만 내밀면 손을 잡아주시며, 눈을 뜨기만 하면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이시다. 그런 주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내 마음 속에 ‘이미’ 살아계시고, 바로 내 곁의 형제자매들 안에 숨 쉬고 계신다. 그리스도교의 사랑은 우리가 먼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1요한 4,18-19)는 심오하고도 절대적인 원초에서부터 비롯된다. 그렇게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 그분을 어떻게 만나 뵈올 수 있을까?


요한은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1요한 4,20)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지금’ ‘바로 곁에' 있는 형제를 사랑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분의 계명을 지킨다(5,3). 자비하신 하느님께서는 이렇듯 사랑을 갈망하고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동료 인간인 형제들을 ‘통하여’(per) 당신을 보여주시고, 바로 거기서 우리를 기다리신다. 그 어떤 신비스런 관상이나 해박한 성경지식도 사랑 실천과 무관하다면 그것은 거짓이며 환상이다. 거기에 하느님은 계시지 않고, 그럴 때마다 그분은 숨어버리신다. 신비나 영성, 하느님을 파는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할 것이다.


사랑과 정의에 목말라하는 형제자매들, 영육 간에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통하여 ‘다음’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서 그분을 ‘보고’ ‘만나는’ 일상의 거룩함을 살아가도록 하자! 오늘도 하느님을 보여주는 수많은 만남과 계기를 피상적으로 보아넘기지 말고, 다른 이들의 마음과 생각과 처지를 하느님의 미음으로 깊이 헤아리며 말씀을 이루어내도록 하자! 지금!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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