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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0 토/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의 복음 묵상/ 주고받음의 영적 원리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09 조회수937 추천수3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후 토 요한 3,22-30(15.1.10)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요한 3,27)
 

Jesus and John the Baptist

 

 

  주고받음의 영적 원리  

 

‘관계’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께로부터 온 인간은 관계 속에 살아간다.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사랑으로 창조하시어 인간과 ‘사랑의 관계’ 곧 계약을 맺으셨고, 관계 속에 현존하신다. 따라서 관계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실존방식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본질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인간은 관계 속에 살아가면서 자신이 아닌 존재와 무엇인가를 주고받는다. ‘영’(靈)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온 인간에게 가장 으뜸가는 관계는 ‘영적인 관계’이다. 오늘의 성경 말씀들의 비추임을 받아 영적인 주고받음의 원리에 대해 묵상해보자.


영적인 주고받음의 첫 번째 원리는 주시는 분은 주님이시고 우리는 받는 존재라는 것이다. 세례자 요한의 말대로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요한 3,27) 영적 관계에서 생명과 선과 사랑을 주시는 분은 일방적으로 하느님이시다. 주님께서는 인간을 지극히 사랑하시기 때문에 철저히 우리 편에서 우리를 위하여 무상(無償)으로 우리를 사랑해 주신다. 주님께서는 ‘무엇이든지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1요한 5,14) 우리에게 주시는 분은 주님이시고 인간은 그저 받는 처지에 있다. 이렇듯 영적인 주고받음은 재력과 권력을 가진 이들이 힘없는 자들을 제멋대로 구는 천박한 ‘갑(甲)질’과는 거리가 멀다.


두 번째 원리는 사랑의 주님께서는 늘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지만, 무조건적으로 주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님께 청하고 받을 때 요구되는 조건은 ‘그분의 뜻에 따라 야 한다’(5,14)는 것이다. 사랑의 동기에서라면 어떤 형제가 불의를 저질렀다 해도 그것이 죽을 죄 곧 성령을 거스르는 죄가 아니라면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께 청해야 한다(1요한 5,16). 우리가 주님의 뜻 곧,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는 한없는 사랑과 선과 자유와 평화를 이루기 위하여 청할 때에 주님께서는 무엇이든지 우리의 청을 들어주신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순간 기도 안에서 식별하지 않고 ‘주님께서 알아서 주시겠지!’라고 말하는 ‘무분별한 막연함’에 자신을 내맡기는가! 또 우리는 고난을 당하거나 힘들고 혼란스러울 때 '사랑으로 겪어내며'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고 책임지려는 노력 없이, 자신도 모르게 ‘다 주님의 뜻이야!’라고 말하며 ‘무책임한 의존’을 하는가! 주님께 청하기 전에 그분의 뜻을 찾기 위해 자신을 비우고 기도하며 식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영적인 주고받음의 마지막 원리는 인간은 하느님께 드릴 것이 아무 것도 없으며 ‘되돌려야 할 의무’(reddere)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느님께는 우리의 찬미가 필요하지 않으며 우리가 감사를 드림도 그분의 은사일 뿐이다(연중평일 감사송 4). 생명과 재능, 시간, 재물, 지위, 가족, 인간관계 등 어느 것 하나 하느님께로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데 그분께 무엇을 드릴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은 그렇게 ‘세계 속에 던져진 존재’이며 ‘받는 존재’이며 ‘말씀을 듣는 존재’이다. 따라서 우리가 하느님께 드릴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으며, 오로지 그분으로부터 받은 선(善)과 사랑, 동료 인간을 통하여 받은 모든 것을 ‘되돌려야 할’뿐이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사랑이 또 다른 사랑을 향하여 흘러 지나가는 통로에 지나지 않음을 잊지 않고, ‘주고받음의 영적 원리’를 기억하며 살아가야 하리라!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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