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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12 조회수1,318 추천수13 반대(1)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월 12일 연중 제1주간 월요일
 
Come after me.
(Mk.1,17)
 
 
제1독서 히브 1,1-6
복음 마르 1,14-20
 

지난주 9일에는 제 동창신부의 기일이었습니다. 2003년에 뜻밖의 사고로 주님 곁으로 간 지 벌써 12년이나 지났네요. 성직자 묘원에 묻혀있는 동창신부의 무덤 앞에 영정사진을 놓고 그 주위에 동창신부와 몇몇 신자들이 모여서 함께 연도를 바치고 있을 때였습니다. 문득 영정사진 속의 신부는 여전히 30대 초반의 젊은 신부 모습인데, 그의 무덤 옆에서 연도를 바치고 있는 저희 동창신부들은 이제 젊은 신부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머리숱도 많이 없어지고, 흰 머리카락도 많이 생겼습니다. 또한 젊을 때의 날렵한 모습들은 사라지고 대신 배가 참 많이 나왔네요. 그래서 한 신부가 이렇게 말하네요.

“너만 늙지 않는구나.”

시간의 빠름을 느낀다는 것은 바로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 시간의 빠름을 오늘 새벽 또 다시 깨닫게 됩니다.

2010년 6월 17일. 제가 인천교구 성소국장으로 발령을 받고 교구청에 들어간 날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제 성소국장의 직무를 벗어버리고 1년 동안의 안식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성소국장’이라는 뜻밖의 소임에 깜짝 놀라면서 ‘어떻게 이 소임을 충실하게 할까?’, ‘과연 내가 성소국장으로 잘 살 수 있을까?’를 걱정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의 시간을 보내고 떠납니다.

완벽하게 소임을 마쳤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할 수 있을까를 의심하고 걱정했던 것들에 비해서 잘 마칠 수 있음에 주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그리고 또 하나 깨닫는 것은 미래에 대해 굳이 걱정할 것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미래를 알지 못한다는 그 사실이 더 큰 희망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어떤 소설가가 쓴 글에서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어느 새해, 그 해에 환갑을 맞이하는 선배 소설가를 찾아가 세배를 할 때 이런 말씀을 하시더랍니다.

“60에는 무엇이 있을까. 60에는 무엇이 또 나를 기다릴까. 가슴이 설레!”

미래는 걱정하는 시간이 아닌, 알 수 없기 때문에 설렐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인 것입니다. 저 역시 새로운 1년의 시간을 맞이하면서 걱정하기 보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감사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왜냐하면 분명히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시간을 주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지요.

오늘부터 교회력으로 성탄시기를 마치고,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묵상하는 연중 시기가 시작합니다. 새로운 전례력을 맞이하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지요.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를 걱정만하는 어리석은 우리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하느님 나라를 느끼면서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 지혜로운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미래에 대한 우리들의 설레는 마음에 기쁘게 살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우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랑을 선택 할 수 있다. 미소, 악수, 격려의 말, 친절한 인사, 도움의 손길.... 이 모든 것이 사랑을 향해 내딛는 작은 발걸음이다(헨리 나우웬).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요즘 아이들은 시간만 나면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게임을 합니다. 그 아이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온종일 게임을 할 수 있다면 마냥 행복해할까?’

방학인데도 학원에 열심히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에 ‘공부만 잘 한다면 마냥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떤 조사를 보니까, 행복감이 높은 아이일수록 마음속에 희망하는 게 많고, 그 희망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합니다. 기대와 믿음이 행복감을 갖게 해주고, 그 행복감으로 아이들은 어떤 고통과 불안도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다한다고 해서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기대와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꿈’인 것입니다.

행복하길 원하는 많은 사람들,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때문에 행복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꿈이 없기 때문에 행복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요?

나의 소중한 꿈을 다시금 간직하는 행복한 오늘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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