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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4 수/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의 복음 묵상/ 사랑의 ‘즉각성’(卽刻性)과 전존재적 투신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13 조회수962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1주 수, 마르 1,29-39(15.1.14)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주셨다.”(마르 1,34)
 

   

 

 

 사랑의 ‘즉각성’(卽刻性)과 전존재적 투신  

 

오늘 복음의 첫 부분에서는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나오시어 곧바로 가파르나움의 근거지로 쓰셨던 시몬의 집으로 가시어 열병으로 누워 있는 시몬의 장모에 대한 사정을 들으시고 다가가 손을 잡아 일으키시어 열이 가시도록 해주셨다(1,30). 예수님께서 행하신 치유는 하느님의 다스림이 이미 시작되었고, 인간의 고통을 해방시켜주는 것이 안식일법이나 정결법보다 중요하며, 귀신 따위는 겁낼 것 없음을 가르쳐준다. 율법에 따르면 안식일에는 짐을 지거나 가지고 거리를 지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인데도 ‘곧바로’ 달려가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셨다. 우리가 중요시하며 먼저 추구해야 할 것은 인간을 구속하는 안식일법이 아니라 사람을 해방시켜주고 살리는 것이다. 이 해방을 체험한 시몬의 장모는 예수님과 제자들의 시중을 들었다(1,31).


효율과 성과를 추구하며 경쟁과 속도의 관성(慣性)에 젖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인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요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최종 목적임을 잊고 살아간다. 시몬의 장모를 치유하신 예수님이 지니신 삶의 방향, 가치관, 행동방식이 바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다. 예수님을 추종하는(sequela Christi) 우리들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늘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람을 가장 고귀한 가치로 여기며 서로 존중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 여기고 모두가 신명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나누고 공유하고 도우며 살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길이 바로 인간다운 길이며 가장 하느님다워지는 길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이 근본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1,32) 유다인들은 하늘에서 별이 세 개 나타나면 그 날이 끝나는 것으로 간주하여 안식일도 끝나는 것으로 보았다. 그들은 안식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병자들을 예수께 데려왔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인데도 ‘곧바로’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시기 위하여 달려간 것과는 다른 태도이다. 사랑은 ‘나중에 형편이 될 때, 시간이 허락할 때’ 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처럼 사랑은 제도나 원칙을 뛰어넘어 ‘곧바로’ 행하고 응답해야 하는 ‘즉각성’(卽刻性)을 지닌다. 우리도 흔히 ‘있을 때 잘 해!’라고 말하지 않는가!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1,34). 그분은 시간과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고 ‘함께 하시며’, ‘병을 고쳐주시고’ 해방의 길로 이끌어주셨다. 예수님께서는 말씀과 행동으로 회당 안과 밖, 집 안과 바깥에서는 물론이고 길을 가시다가도 병자와 죄인을 돌보셨으며, 때로는 먼저 다가가시고, 때로는 찾아오는 이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그분께서 취하신 행동방식은 한마디로 조건도 한계도 없었다. 그분의 몸짓은 하느님의 자비에서 나오는 ’전존재적 투신‘이었던 것이다. 사랑은 분별이 있어야 하지만 때를 가리고 대상을 가리고 방법을 가리기 시작할 때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자기중심적인 것으로 변질되어버림을 잊지 말아야 하리라!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치유해주시고, 다음 날 새벽 일어나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하셨다. 그분은 늘 이렇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함’과 ‘하느님 앞에 멈추어 호흡함’ 사이를 오고 가시며 사랑의 순례를 하셨다. 또한 그분은 사람들이 당신을 찾고 있다는 말에,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1,38) 하고 말씀하셨다. 치유에 대한 사람들의 찬사와 감사, 인간적 집착을 뒤로 하고 오직 하느님의 일을 위해 떠나시는 예수님의 마음과 몸짓을 따라가야 하리라!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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