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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주님,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17 조회수1,072 추천수1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나해 연중 제2주일


< 그들은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분과 함께 묵었다. >


복음: 요한 1,35-42





예수를 무덤에 안장함


카라바죠 작, (1602-1603),  바티칸 박물관 회화관


     < 주님,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

          

사람은 태어나는 것일까요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낳은 정이 더 클까요 기른 정이 더 클까요? 낳아놓고도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낳느니만 못한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사람에게 말씀하십니다.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국민남동생 유승호가 아역으로 나와서 큰 감동을 주었던 집으로엔 누구와 함께 머무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젊은 엄마가 허리가 90도로 꺾인 가난하고 말도 못하는 시골 할머니에게 자신의 아이를 맡기고 갑니다. 아이는 너무나 버릇이 없이 커서 가지고 온 게임기만 두드립니다. 할머니 곁에는 가기도 싫습니다. 할머니가 손으로 찢어 밥 위에 얹어준 김치를 밥 째 퍼서 다시 할머니 밥그릇에 던지듯 옮겨버립니다. 켄터키 치킨이 먹고 싶다고 사진을 보여줬는데 백숙을 끓여오는 할머니와는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게임기 배터리가 다 닳자 자고 있는 할머니 은비녀를 훔쳐 가게에 갑니다. 그러나 아저씨에게 혼나고 그냥 돌아옵니다. 아이는 숟가락으로 머리를 동여맨 할머니를 만납니다.

조금은 할머니가 좋아지기 시작해서 이번에는 할머니와 함께 장에 갑니다. 그러나 길거리에 앉아서 채소를 파는 할머니 옆에는 있기가 창피합니다. 할머니는 번 돈으로 손자의 신발도 사 주고 자장면도 사 줍니다. 물론 할머니는 물만 마십니다. 왜냐하면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남은 돈으로는 초코파이 하나를 사 주시는 할머니. 그러나 여전히 할머니와 같은 버스를 타고 오기가 싫어서 할머니가 내미는 짐도 뿌리치고 자기 혼자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할머니. 그리고 매우 오래 기다린 끝에 버스 먼지 뒤로 이마가 땅에 닿을 듯 허리를 굽히고 걸어오는 할머니를 발견합니다. 아이는 할머니 보따리를 받고 그 안에 자신의 초코파이를 넣어줍니다.

그 동네에 아이가 좋아하는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아이와 만나기 위해 할머니에게 머리를 깎아달라고 했는데 스타일 구기시는 할머니. 그 아이와 선물을 교환하기 위해 자기가 가진 모든 것들을 잔뜩 끌개에 싣고 인형과 맞바꾸어 돌아옵니다. 할머니가 넣어주신 건전지도 없는 게임기 봉투에는 관심도 없이.

그러나 아이가 돌아오는 길에 끌개를 타고 장난치다가 무릎도 팔꿈치도 까지 피가 납니다. 그리고 아파하며 거추장스러웠던 게임기 봉투를 열어봅니다. 게임기와 함께 있는 2천원 지폐. 그 앞에는 걱정돼 나오신 할머니가 산길을 걸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파서 눈물이 나는 건지 죄송해서 눈물이 나는 건지 아이는 크게 소리를 내어 웁니다. 할머니는 엄마에게 온 편지, 다소 올라오라는 편지를 건네고 아이는 할머니를 걱정하며 어머니를 향해 떠납니다.

   

아이가 짧은 시간이지만 할머니와 함께 머무르지 않았다면 평생을 다른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 느끼지 못하고 살았을 수도 있습니다. 사랑을 받아야 상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내가 힘들면 다른 사람이 고통 받고 죽어가도 나는 아프지 않은 냉혈인이 됩니다. 결국 힘든 시간이지만 억지로라도 함께 있으면 사람은 더 사랑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받아 자신도 따듯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보좌 때 휴가를 떠나 한 숙소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청년들이 저녁마다 퇴근하고 그 집으로 저를 찾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낮에는 제 할 일 하고 저녁에는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을 쫓아오는 요한의 두 제자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라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그들은 뜻밖의 대답을 합니다.

랍비,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원하는 것이 주님께서 묵고계신 곳입니다. 그리고 때는 오후 4시쯤이었다고 합니다. 오후 4시에 어디에 묵고 있는지를 물어본다는 것은 차도 없던 시대이기 때문에 그분과 밤을 지새우고 싶다는 뜻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반가우셨겠습니까?

요한이 말하고 싶은 것은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분과 머물기를 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함께 있으면 그분의 것이 나에게 옮겨오게 되어 있습니다. 따듯한 난로 옆에 있는데 차가워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를 뜨겁게 하고 싶다면 불 옆에 오래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우리 믿음을 증가시키기 위해 주님,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까? 제가 찾은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바로 성당입니다. 왜냐하면 그 성당 붉은 불이 들어와 있는 감실엔 언제나 떠나시지 않고 그리스도께서 나를 기다리시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 앞에서 30분만 참고 앉아있으면 마음의 평화가 물밀 듯이 밀려옵니다.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솟구칩니다. 피곤하면 졸기도 하지만 그분 앞에서 조는 것은 몸과 마음을 얼마나 가볍게 하는지요. 믿음의 열매가 저절로 맺힙니다. 그분에게서 아직도 피와 물이 나오는데 피는 죄를 용서하고 물은 성령님으로써 사랑과 기쁨과 평화의 열매를 저절로 맺게 해 줍니다. 감실은 지금 그리스도께서 묵고 계신 그분 현존 자체입니다. 물론 성경말씀 안에 머무를 때도 마찬가지고 또 가난하고 힘없지만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과 함께 할 때도 힘을 얻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분과 머물고 싶은 마음은 우리만이 아니라 그분이 우리에게 더 바라시는 것입니다.

   

지금 전 세계 대통령 중에 가장 언론에 많이 등장하는 대통령은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79)일 것입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버는 모든 것을 서민 주택 사업에 기부하거나 사회 복지 사업에 환원하였고 자신이 가진 것이라고는 작은 농장, 87년 형 하늘색 폭스바겐 비틀, 트랙터 두 대, 그리고 개 한 마리가 전부입니다.

요즘 올라온 소식을 보니 헤랄드 아코스타라고 하는 한 주민이 공장에 출근했다가 신분증 기한이 만료돼 불볕더위에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한 관용차가 서더니 자신을 집까지 태워줬는데 그 차 안에는 대통령과 영부인, 그리고 그들의 개 한 마리가 타고 있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힘없이 걸어가는 자신을 보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디로 가십니까? 태워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아코스타를 집까지 태워주고 자신이 가려던 곳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만이 아니라 그분도 우리와 머무시고 싶으십니다. 당신 차에 타고 함께 하기를 원하십니다. 다만 우리가 너무 세상일에 바빠서 그분을 보지 못할 뿐입니다. 만약 우리가 구원을 바란다면 그분께 이렇게 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 머무시는 곳이 어딥니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서 자녀들이 부모님 앞에서 싸우는 모습이 나오는데 남일 같지 않으면서도 부모님 앞에서는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많은 경우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형제들은 소원해지게 됩니다. 핏줄이란 것이 강한 면도 있지만 또한 아주 강한 것은 아닌가봅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매우 힘들어 할 때 자녀들이 찾아와서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립니다. 할아버지는 말은 못하지만 나 아프니까, 그냥 저리 가!’라고 하듯이 손짓으로 그만 좀 하라고 합니다. 평소에 함께 있어 주지 않았으면서 마지막에 와서 그래봐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할아버지는 98년을 사셨습니다.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마지막에 그래봐야 어쩌겠습니까? 이젠 반가운 것보다는 서운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조차 힘이 듭니다. 우리 마지막 순간이 결코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요한과 안드레아는 그분과 머물줄 알았기에 하룻밤에 그분을 그리스도로 완전히 믿게 되었습니다. 그분께 시간을 내어드립시다. 그러면 그분은 당신 자신을 내어주실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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