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20 조회수625 추천수11 반대(0)

‘I am hungry.’를 번역하면 나는 배고픕니다.’입니다. 배탈이 나서 밥을 안 먹은 것인지, 단식을 하려고 밥을 안 먹은 것인지, 건강 검진을 받기 위해서 밥을 안 먹은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은 해석의 문제입니다.

 

지난 연말에 모 정당이 해산되었습니다. 저는 그 정당이 해산되어야 할 정당인지, 우리나라가 그 정도의 정당 때문에 국가적 위기를 겪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정당 해산 청구 신청을 했고, 헌법 재판소는 8:1이라는 압도적인 의견으로 정당의 해산을 결정하였고,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들의 의원직을 박탈하였습니다. 저는 헌법 재판소의 결정을 두 번 정도 보았습니다. 한번은 대통령 탄핵 소추에 대한 판결이었고, 다른 하나는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이었습니다. 그때도 헌법 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했었고, 지난해의 판결도 존중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정당의 해산은 지나친 판결이었다고 할 것이고, 어떤 분들은 잘 한 판결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는 행위에 대한 해석의 문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경우에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나는 착한 목자이다. 의사에게는 환자가 필요하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의 주인이다.’ 이런 비유의 말씀들은 그 안에 숨은 뜻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말만을 가지고 해석하려고 하면 자칫 아전인수의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나의 주장을 펼치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시는지요? 어떻게 해석하고 싶으신지요? 교회의 법과 규정은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까요? ‘안식일의 규정은 최소한의 것이지 좀 더 사랑을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고, 잘못한 이를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해석을 할까요?

 

저는 두 번째 의견에 저의 한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교회는 50년 전에 2차 바티칸 공의회를 개최 하였습니다. 공의회는 교회의 많은 규정과 법들에 대해서 새로운 해석을 하였고, 시대에 맞도록 바꾸었습니다. 전례, 신학, 타종교에 대한 교회의 시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들에 대한 해석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와 같은 변화와 쇄신이 어떤 결과들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국립공원에서 노루를 잡아먹는 늑대를 모두 죽인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노루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생태계는 또 다른 방향으로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20년이 지난 후에 다시 늑대를 국립공원에 풀어 놓았더니 생태계는 새로운 조화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늑대는 생태계를 위해서 나름 필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도 우리가 빠지기 쉬운 유혹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우리가 교회의 전통과 관습을 너무 쉽게 버리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것들이 분명 도움이 되고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너무 절대시 하면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 새로운 것들도 언젠가는 지나간 것들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해석 기준은 좀 더 온전한 마음과 정성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그것은 안식일 규정과 법을 넘어 이웃을 위한 헌신과 사랑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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