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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3 금/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의 복음 묵상 - 사랑의 어울림을 통한 복음선포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22 조회수841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2주 금 마르 3,13-19(15.1.23)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부르시어 함께 지내게 하셨다.”(마르 3,13-14)

 

The Mission of the Twelve 

 

 

                    

 

사랑의 어울림을 통한 복음선포  

 

오늘 복음은  다시 우리의 부르심에 대해 생각하도록 초대하고 있다. 부르심은 무엇보다도 먼저 사랑의 초대이다. 루카 복음의 소명 사화(5,1-11)를 보면,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시기 전에 ‘먼저’ 따뜻한 사랑과 배려를 보여주신다. 그분은 감당할 수 없는 하느님의 사랑 앞에서 두려워 떨고 있던 시몬을 부르시자 그는 아무 말 없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나섰다. 다른 제자들도 이런 식으로 불림 받았다. 오늘 복음에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셨다’(3,13)는 것은 그분의 사랑의 심장에 자리 잡았던 사람들을 제자로 삼았다는 뜻이다. 이렇듯 우리의 부르심도 자신의 의지로 응답한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그분의 사랑의 부르심임을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전적인 주도권으로 제자들을 부르셨다. 곧 그분의 부르심은 언제 어디서나 당신이 원하시는 이들을 부르시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성소는 온전히 그분 편에서의 절대적인 선택이기에 절대적으로 응답할 의무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성소는 내 편의대로 내 방식에 따라 내가 원하는 때에 부를 수 있는 콜택시(Call Taxi)가 아니다. 그와 반대로 우리는 주님께서 원하시는대로 부르시는 주님의 ‘5분 대기조’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동기는 하나는 함께 있기 위함이었고, 다른 하나는 복음을 선포하게 하려는 것이었다(3,14).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처지나 신분, 능력, 교육정도, 연령, 외모, 취미 등 인간적인 그 어떤 것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원하시는 이들”을 뽑으셨다. 이처럼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데에는 그 어떤 인간적인 요소도 문제 되지 않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느님 안에 살아가는 우리 부르심의 일차적인 동기와 목적은 그 모든 것에 앞서 오직 주님과 함께 있기 위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왜 함께 있는 것을 제 일차적인 목적으로 삼았을까? 그것은 예수님의 혼에 흠뻑 젖어들기 위하여, 그리고 세상에 나가 전파할 말씀의 뜻을 충분히 알아차리도록, 당신과 계속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지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결국은 당신과 함께 있음이 참 행복임을 깨닫게 해주시려는 것이었다.


예수님과 함께 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마음을 함께 느끼고, 세상의 버림받은 이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는’ ‘측은한 마음’(compassio)을 지니는 것을 말한다. 함께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전체 구원사적인 몸짓과 사랑을 나누는 것이며, 형제적 삶을 나누는 것을 뜻한다. 나아가 함께한다는 것은 운명을 같이하는 것이다. 제자 공동체는 오직 사랑 때문에 예수님과 운명을 같이하고, 제자들끼리 운명을 같이하며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형제 자매들과 조건없이 어우러지는 형제공동체이다. 제자 공동체는 예수님이 선택하셨으므로 서로 다른 성격, 능력, 교육 정도, 연령, 신분, 신앙의 정도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조건 없이 받아들여야만 한다.


예수님의 제자 공동체도 성 프란치스코의 초기 형제공동체도 운명의 어울림 공동체였다. 따라서 이 공동체는 서로를 받아들이고, 받아들이기 위해 열어야 하며, 마음을 열고 대화함으로써 사랑을 발생시키고, 판단하지 않으며 서로의 장점만 보며 살아나가는 공동체를 말한다. 따라서 이 어울림 공동체에서는 무엇보다도 인내심과 관대함이 중요하다.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으로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이 운명의 어울림 공동체에서 참된 사랑으로 형제자매들을 받아들이며, 무엇보다도 서로의 좋은 점만을 바라보며 희망이신 그분께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함께 느끼고 함께 나누며, 청하기도 전에 먼저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신 그분을 향한 순례의 길을 떠나자. 이렇게 조건없이 어울려 사는 자체가 바로 가장 강력한 복음선포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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