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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양팔 가득 선물을 들고 오시는 주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23 조회수1,055 추천수1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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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 가득 선물을 들고 오시는 주님


 

소년원 아이들을 만나러 다니던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혈기왕성한 한창 나이의 녀석들이 갇힌 공간 안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습니다.


 

주말마다 저희는 짧은 종교집회시간이지만 힘겨워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잠시나마 미소를 돌게 하려고 갖은 애를 썼습니다. 가급적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끌어가기 위해 매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짜서 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프로그램이 알차고 재미있다하더라도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선물’처럼 효과적인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만나러 갈 때 마다 간식거리며 생필품이며 이런 저런 선물들을 잔뜩 포장해서 싸매고 갔습니다. 가져간 선물들은 프로그램 시작 전에 탁자 위에 쭉 올려놓습니다. 그러면 프로그램에 임하는 아이들 눈빛부터 달라집니다.


 

선물을 받기 위한 녀석들의 노력은 정말이지 눈물겨웠습니다. 그런 적극적인 아이들의 모습에 선물을 준비해간 저희들도 신이 나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곤 했습니다.


 

선물을 배달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큰 보람은 어떤 것일까요? 거금을 투자해서 아주 좋은 선물들을 정성껏 준비해간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큰 기쁨은 무엇일까요? 선물 수신자들의 받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열렬한 태도일 것입니다.


 

애써 잔뜩 싸짊어지고 갔는데 상대방 표정이 심드렁하다든지, 그 따위 허접스런 선물은 필요 없다는 냉랭한 태도를 보인다면 준비한 측에서 얼마나 상심이 크겠습니까?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의 관계 안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 각자를 위해서 양손에 가득 아주 값진 선물인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는데...그 은혜로운 부르심에 대한 우리 각자의 태도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따지고 보니 구원과 영원한 생명이란 선물 중의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하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일생동안 지속적으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생명에로 부르셨습니다. 세례성사로 부르셨습니다. 성체성사로, 사제성소로, 수도성소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오늘 아침 새 생명에로....


 

매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측면의 부르심은 다름 아닌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적극적인 초대입니다.


 

심드렁한 표정이나 억지로가 아니라 최대한 기쁜 얼굴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환호하면서 하느님께서 주실 선물 앞에 활짝 우리 팔을 벌려야겠습니다.


 

하느님의 적극적인 구원의지 앞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인간 측의 적극적인 호응입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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