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27 조회수764 추천수12 반대(0)

지난 주 23일 동안 ME 주말 봉사를 다녀왔습니다. 사랑이 있으면 칼날 같은 침대에서도 단잠을 잘 수 있는 것이 부부라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사랑이 식으면 커다란 집도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대화가 아닌 독백을 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서로가 틀리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매일 봉사자들의 발표를 듣고, 사랑의 편지를 쓰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대화를 하면서 많은 부부들이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을 보았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서로에게 용서를 청하는 모습은 먹구름이 걷히고 밝은 햇살이 비추는 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같은 집에 살고, 함께 식사를 하고, 자녀를 돌보는 것만이 진정한 가족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살지만 몇 번씩 헤어지고 싶어 했고, 몇 번씩 생을 마감하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가족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해야 합니다. 나의 주장과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느낌과 감정을 표현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느낌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럴 때 가족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그리고 당신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세포는 끊임없이 주위에 있는 다른 세포에게 영양분을 나누어 준다고 합니다. 그래야만 건강한 세포라고 합니다. 자신의 영양분을 나누지 못하는 세포는 세포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혈연, 지연, 학연이라는 틀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하십니다. 새해에는 나라는 틀에 갇혀있기 보다는, 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의 것들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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