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28 조회수781 추천수12 반대(0)

이번 엠이 주말 봉사를 하면서 많은 부부들을 보았습니다. 어떤 형제님은 20분 동안 쉬지도 않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무엇이 틀린 것인지, 무엇이 맞는 것인지를 정확하게 설명하였습니다. 아내에 대해서도 아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하나하나 설명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화려한 언변에도 마음을 열지 못하였습니다. 남편의 논리와 언변은 아내의 마음에 수도 없이 떨어졌지만 싹이 트기는커녕 곧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마치 지동설을 주장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자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치는 날이었습니다. 남편은 짤막하게 아무조건 없이 미안해라고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이 한마디의 말이 얼음처럼 차가웠던 아내의 마음을 열었고 그 마음에는 용서와 사랑이 꽃을 피웠습니다. 부부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오랜 숙제가 해결된 것처럼 시원했습니다.

 

늘 무심결에 입는 옷들이 있습니다. 옷장에는 양발, 속옷, 손수건이 가지런히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옷걸이에는 바지와 겉옷들이 걸려 있습니다. 옷들은 제가 선택하지 않으면 언제나 어두운 옷장에 있어야 합니다. 늘 말없이 저를 기다려 주는 옷들입니다. 한 번도 그 옷들에 대해서 고맙다거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당연히 저는 옷을 입는 것이고, 옷들은 당연히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니 옷들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내가 다른 것들을 선택해도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옷은 1년이 되어도 바깥 구경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만일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나는 참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다른 것들과 비교 당해야 하고, 오랜 시간 혼자만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방안을 둘러보면 고마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지친 몸을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침대, 매일 세상과 소통하게 해 주는 컴퓨터,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프린터, 이른 아침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차, 갈증을 풀어주는 물이 있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둘러보니 세상은 온통 감사하고, 고마운 것들이 가득했습니다. 다만 내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해서 그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을 뿐입니다.

 

스티븐 코비는 인생을 효과적으로 사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이라는 책에서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라고 말을 했습니다. 2015년도에 나에게 가장 소중한 일들은 무엇인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과의 대화, 기도, 나눔, 독서, 여행과 같은 것들은 소중한 것들입니다. 작년 1년을 돌아보면서 나는 과연 소중한 것들을 먼저 했는지, 아니면 급하고 중요한 일들을 먼저 했는지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24시간은 똑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24시간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24시간을 쓰레기와 같은 것들로 채우곤 합니다. ‘남을 속이는 일, 건강을 해치는 일, 누군가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일들로 채운다면 24시간은 참으로 허망하게 지나갈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24시간을 소중한 것들로 채우곤 합니다. ‘남을 돕는 일, 가족들과 함께 하는 일, 기도하고 사랑하는 일, 웃으면 남을 칭찬하는 일들로 채웁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24시간은 풍성한 결실을 맺으면서 지나 갈 것입니다. 우리는 소중하고, 중요한 일들로 하루를 채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하루를 소중하고 알차게 보낼 수는 있습니다. 이렇게 알찬 하루들이 모여서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1년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유명한 씨 뿌리는 이의 비유를 말씀 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들 마음의 밭에 뿌려졌습니다. 말씀이 결실을 맺고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우리들 마음의 밭이 비옥해야 합니다. 우리들 마음의 밭에 기도의 비료를 뿌려야 합니다. 사랑의 물을 주어야 합니다. 친절과 온유, 겸손과 나눔의 하우스를 세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하느님 말씀은 우리들 마음의 밭에서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예수님 말씀처럼 수십 배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나와 가족은 물론 이웃과 세상을 환하게 밝혀줄 수 있는 말씀의 열매들이 전해 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 마음의 밭을 가꾸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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