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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28 조회수1,446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월 28일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 기념일
 
Hear this! A sower went out to sow.
And as he sowed, some seed fell on the path,
and the birds came and ate it up…
Some seed fell on rich soil and produced fruit.
It came up and grew and yielded thirty, sixty, and a hundredfold.”
He added, “Whoever has ears to hear ought to hear.
(Mk.4,3-9)
 
 
제1독서 히브 10,11-18
복음 마르 4,1-20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환경생태공학부의 강병화 교수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밀밭에 벼가 나면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또한 잡초입니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되는 것이지요. 산삼도 원래는 잡초였을 것입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들풀이나 유용한 작물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 잡초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문득 예전에 갑곶성지에 있을 때가 생각나더군요. 당시에 저는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이 바깥일을 혼자 도맡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삽질도 제대로 못하는 제가 바깥일을 해야 하니 얼마나 실수가 많았겠습니까? 그 중 하나가 잡초 사건입니다.

어느 날 성지의 화단을 보니 너무나 지저분한 것입니다. 그래서 성지 미사 후에 쪼그려 앉아서 화단에 자라고 있는 잡초들을 뽑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뽑고 있는데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세요.

“신부님, 지금 뽑으시는 것 잡초가 아니라 야생화에요. 아이고, 이 귀한 할미꽃도 그냥 뽑아버리셨네.”

아무것도 모르니 예쁘고 귀한 야생화도 과감하게 뽑아 버린 것이었지요. 뿌리를 잘못 내려서 뽑아 버려야 할 잡초가 되고 만 것입니다. 이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어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되기도 또 산삼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큰 공감이 갑니다. 필요 없는 잡초가 아닌 귀한 꽃이 되기 위해서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오늘 복음말씀이 특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이지요. 이 씨가 길에, 돌밭에, 가시덤불 속에, 마지막으로 좋은 땅에 떨어집니다. 어떤 것만 열매를 맺습니까? 당연히 좋은 땅에 떨어진 씨만이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열매를 맺게 되었습니다. 제자리를 찾은 씨만이 좋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설명하시면서 말씀을 뿌리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하늘나라의 기쁜 말씀이 어떤 사람에게 들어가야 좋고 많은 열매를 맺는가를 말씀하시지요.

좋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제자리는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과연 나의 마음은 그런 상황을 만들고 있을까요? 더군다나 주님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무식하고 과감하게 그냥 확 뽑아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주님의 기쁜 소식이 너무나 귀한 씨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귀한 씨가 좋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제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기도, 봉사, 희생 등을 통해서 비옥한 옥토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때 주님 말씀이 내 마음에서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겁니다(막스 뮐러).


라디오 스튜디오 안입니다. 어제 평화방송 녹음하고 왔거든요. 별 것 없죠?

 

서품 16주년을 맞이하며....

오늘은 저한테 무척이나 의미 있는 날입니다. 16년 전 오늘, 사제로 새롭게 태어난 날이거든요. 물론 다른 평범한 날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제까지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면서 더욱 더 열심히 살아야 함을 깨닫는 오늘이 됩니다.

며칠 전에 한 권으로 제본한 2014년 새벽을 열며 묵상 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책꽂이에 꽂으면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참 오랫동안 글을 썼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처음에 이 묵상 글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 얼마나 오래 갈까 싶었을 것입니다. 제가 의지가 깊은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글재주가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늦게까지 술자리를 이어지는 모임에서 사람들은 제게 “하루쯤 새벽을 안 열면 어때?”라는 말을 하신 분들도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사람들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새벽을 열기 위해서 일찍 들어가야지.”

오랫동안 변함없이 새벽을 열었다는 사실에 이제는 저를 인정해주시고 또 도움도 주시는 것입니다.

변함없는 모습이 사제 생활에서 제일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사제서품을 받으면서 가졌던 다짐들, 그 다짐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그리고 주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도 새벽을 열며 저를 되돌아봅니다.


14권의 새벽묵상글. 그리고 서품기념일을 맞이해서 지인이 제 서품성구를 직접 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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