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1-30 조회수768 추천수10 반대(0)

내일은 할아버지의 기일입니다. 제가 어릴 때 할아버지께서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기 때문에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많지는 않습니다. 키가 크셨고, 수염이 길었고, 늘 한복을 입으셨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제가 3살 때 돌아가셔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연도를 바치고, 할아버지 조시몬과 할머니 박안나를 위해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이제는 연도와 미사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기억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고인들을 위해서 연도를 바치고, 미사를 봉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이 신앙의 핵심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단순히 생존하고, 번식하는 동물의 차원을 벗어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신앙의 선조들이 과거의 먼 기억 속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있고, 먼 훗날 우리가 함께 만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희망의 근거는 무엇일까요? 어째서 박해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신앙을 지킬 수 있었을까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은 고통의 시간에도 인내하며 참을 수 있는 것일까요? 출세, 성공, 권력, 명예, 욕망이라는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 희생하고, 양보하며, 나눌 수 있는 것일까요?

 

희망의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입니다. 그분의 말씀과 표징입니다. 그분의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그분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분은 겨자씨에 감추어진 희망을 보았습니다. 작은 겨자씨가 자라면 큰 나무가 되고, 거기에서 많은 새들이 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그분은 고통과 절망의 상징인 십자가를 통해서 부활의 희망을 보았고, 부활은 바로 영원한 생명의 시작임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의 것들에서 희망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것들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독서에서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 희망 때문에 감옥에서도 감사드릴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 희망 때문에 고통과 시련을 이겨 낼 수 있다고 위로합니다. 그 희망 때문에 율법과 계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우리의 희망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신앙 안에서 희망은 미래의 사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현재의 삶과 실천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에서 희망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드러나는 사건들이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어느 가수가 부른 노래의 가사입니다.

만나서 차 마시는 그런 사랑 아니야

전화로 얘기하는 그런 사랑 아니야

웃으며 안녕 하는 그런 사랑 아니야

가슴 터질듯 열망하는 사랑

사랑 때문에 목숨 거는 사랑

같이 있지 못하면 참을 수 없고

보고 싶을 때 못 보면 눈멀게 하는

활화산처럼 터져 오르는

그런 사랑 그런 사랑

 

신앙 안에서 희망은 바로 이와 같은 열정적인 사랑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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