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4주일 - 심한구 베드로 신부님
작성자박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01 조회수771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연중 제4주일 나해

   찬미예수! 어제 밤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축구선수들이 호주 선수들과 축구결승 경기를 했는데 아쉽게 지고 말았지요. 슈틀리케 감독은 한국말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챔피언이 아니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승 트로피만 없을 뿐 우승팀 못지않은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어느 팀이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한국선수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끝까지 함께 뛰었습니다. 그것을 본 모든 사람들은 졌지만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사람들은 감동하여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결코 지지 않은 경기였다.”라고 말하며 다시 자기 삶의 자리에서 용기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후회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그런 모습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우리는 오늘 화답송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우리가 깨어서 온 마음으로 최선을 향해 나아갈 때 그곳에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한국축구선수들이 경기에 졌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더러운 영이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다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한 사람 안에 서로 다른 두 영이 살고 있었으니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이 말씀하시자 더러운 영이 그 사람에게서 빠져나갔습니다. 그러자 그의 마음은 곧 평화를 찾았습니다.

   

가수 조성모가 부른 유명한 노래가 있습니다. “가시나무 새.” 많은 사람들이 그 노래 가사 말에 공감했습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이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날아 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네.”

  

내 안을 들여다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내가, 주님께 내 모든 것을 봉헌하겠다고 약속한 내가, 주님을 따르겠다고, 주님만을 섬기겠다고 다짐하며 그분이 걸으신 길을 가고 있지만 내 마음 속엔 또 다른 수많은 욕심이 뒤끓고 있습니다. 차라리 주님을 몰랐다면, 그래서 주님을 따르지 않고 살았다면 마음 편하게 세상 것 쫓아가며 살았을 텐데 이미 주님을 알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답인지 알았으니 마음 편히 세상 것을 따를 수도 없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주님이 좋아서 이토록 오랫동안 살아왔는데 생각해보면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것 같아 내 자신을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마치 더러운 영이 내 안에 들어와 복잡 대며 주님이 가신 길을 따라가려고 하는 나를 계속해서 방해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답답해집니다.

   

오늘의 복음으로 들어가 권능을 가지신 주님께 나를 의탁해봅니다. 권위 있는 주님께서, 그 말씀에 힘이 있는 주님께서 내 마음속에 들어와 말씀하시기를 청해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똑같이 말씀하실 것입니다. “더러운 영아, 조용히 하여라. 나의 사람이자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에게서 썩 나가거라.”

  

사랑하는 여러분! 번잡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마음은 수시로 갈라지고, 잡다한 욕망으로 나뉘어져 제 갈 길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한 마음 속에서 서로 싸우고 갈등하느라 제 갈 길을 가지 못하니 힘이 빠지고 생기가 사라지는 것이지요. 화답송은 말합니다.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마라.” 내 마음이 갈라져 있다면 먼저 주님을 초대하여 권위 있는 말씀을 해달라고 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분의 말씀은 권위가 있으니 내 마음은 그분 말씀으로 편안해지고 곧 중심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고 하셨습니다.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이 걱정 없이 살기를 바랍니다. 혼인하지 않은 남자는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 들릴 수 있을까 하고 주님의 일을 걱정합니다. 그러나 혼인한 남자는 어떻게 하면 아내를 기쁘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세상일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그는 마음이 갈라집니다. 나는 여러분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에게 굴레를 씌우려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서 품위 있고 충실하게 주님을 섬기게 하려는 것입니다.”(고린1 7, 32-35)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주님으로 고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한다는 것은 그분만을 섬기며 살아가겠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주님을 섬기기에 우리 서로 마음을 합칠 수 있습니다. 우리 서로 협력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을 주님께서 원하시는 나라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주님이 기뻐할까 고민할 것이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모두 몸으로나 영으로나 주님을 닮아 거룩해지고 주님의 일을 걱정하고, 주님의 일을 실행하는 사람으로 살아갑시다.

   

어느 시인이 취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겨울나무가 잎과 열매를 그대로 달고 있다면 몸과 마음이 무거워 겨울을 제대로 이겨낼 수 있을까요. 사람이 나쁜 것을 손에 쥐고 아까워 못 버리고 산다면 몸과 마음이 무거워 삶에 얼마나 고통을 받을까요. 나쁜 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집착입니다. 용기가 부족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시인의 말처럼 오늘 이 순간, 내 안에 버릴 것은 버리는 용기를 내어봅시다. 이번 한 주 주님께 나를 봉헌하고 그분의 영이 내 안에 머무르시게 하여 주님께 나아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마음들을 과감하게 쫓아내도록 합시다. 그리고 내 힘으로 버리지 못하는 것들은 주님의 권위 있는 말씀으로 쫓아내도록 하여 우리 모두가 오롯한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는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