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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봉헌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02 조회수1,055 추천수15 반대(0)

언젠가 서울 시장이 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열심한 신자인 시장이라서 그렇게 말을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가 자신의 것이 아닌데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 맞는 말인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주님 봉헌축일입니다. 교회는 전통에 따라서 오늘 제단을 밝힐 초를 축성합니다. 초는 예수님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초는 빛을 내서 어둠을 밝혀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빛으로 오셨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어둠 속을 걷지 않고, 더 이상 고통과 좌절 속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초는 스스로 타서 빛을 냅니다. 완전히 다 탈 때까지 초는 계속 불을 밝힙니다. 이것은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시고 하느님께 순종하셨던 예수님의 희생을 말해 줍니다. 초는 열을 냅니다. 그 열기는 다른 것들에 전해집니다. 주님의 사랑은 넘치고 넘쳐서 제자들에게 전해 졌습니다. 그 사랑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우리들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주님의 봉헌 축일에 교회는 초를 축성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초를 축성하면서 우리들 자신도 그렇게 봉헌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들의 사랑과 나눔으로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들은 하느님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을 때까지 주님을 증거해야 합니다. 우리는 혼자만이 구원 받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주님을 전해야 합니다. 함께하는 삶, 나누는 삶은 주님께서 원하시는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모님은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면서 제물로 비둘기 한 쌍을 드렸습니다. 이것은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해지는 전승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서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진실한 믿음을 보시고 이사악 대신에 숫양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준비해주신 양을 제물로 드릴 수 있었습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양을 제물로 드리기도 했고,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비둘기를 제물로 드리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님은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둘기를 제물로 드렸습니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본당에 교무금을 책정합니다. 매주 주일 헌금을 준비하고 감사헌금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한 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봉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이 가진 재능과 우리들에게 주어진 시간과 우리들의 마음을 주님께 봉헌해야 합니다. 샘물은 자꾸만 퍼내야만 새로운 샘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가진 재능, 시간, 마음을 주님께 기쁜 마음으로 봉헌하면 주님께서는 더 큰 것들을 우리에게 주실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의 평화이며, 영원한 생명입니다.

 

주님의 봉헌 축일을 지내면서 우리가 봉헌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첫째는 기도 봉헌입니다. 하루 24시간 중에 조금이라도 하느님을 찬미하고, 기도하는데 시간을 봉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도하는 신앙인은 하느님께로부터 축복을 받고, 힘들고 어려운 일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늘 시간을 내서 따로 기도하셨습니다.

 

둘째는 선행의 봉헌입니다. 선행은 아주 작은 것부터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것은 커다란 선행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 선포를 하시면서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치유해 주셨고, 누군가 청을 하면 기꺼이 가셔서 도움을 주셨습니다.

 

예전에 어느 식당의 식탁에서 보았던 글이 생각납니다.

생각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놓으십시오. 그것은 힘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읽는 시간을 따로 떼어 놓으십시오. 그것은 지혜의 샘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사랑 받는 시간을 따로 떼어 놓으십시오. 그것은 신이 부여한 특권입니다. 웃는 시간을 따로 떼어 놓으십시오. 그것은 영혼의 음악이기 때문입니다. 주는 시간을 따로 떼어 놓으십시오. 그것은 이기적 이기엔 우리의 하루가 너무 짧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놓으십시오. 그것은 지상 최대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기도와 선행의 봉헌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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