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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6 금/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살아있는 몸짓으로, 분명한 선택을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05 조회수724 추천수10 반대(0) 신고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금 마르 6,14-29(15.2.6)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마르 6,16) 



 

The Death of John the Baptist 

 

 

                      

 

 살아있는 몸짓으로, 분명한 선택을  

 

오늘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수난과 순교를 전해준다. 먼저 세례자 요한이 보여준 삶의 태도와 그의 생애의 의미에 집중해 보자. 오늘의 복음의 배경은 벌써 기원전 1세기경부터 있었던 하스모니아 왕가의 처절한 왕위 쟁탈전의 연장선상에 있다. 곧 정치적으로 대단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고 로마제국의 힘을 빌어야 할 만큼 국력도 약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세례자 요한은 추종자가 약 6천여 명에 이르는 대단한 세력의 중심인물이었다. 따라서 정치권은 긴장하였고 그를 처치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더구나 그는 여덟 번이나 결혼하여 열 명의 부인을 거느린 헤로데 왕의 잘못을 고발함으로써 하느님의 정의와 진리를 선포하였다. 이런 그의 처신이 그들의 미움을 사게 된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는1세기 말엽 <유대 고사>에서 세례자의 말로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 군중이 요한의 말을 듣고 매혹되어 모두 그 주위로 모여들었다. 군중이 요한의 권고에 따라 무엇이라도 할 것 같았으므로,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이 그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폭동을 일으키지나 않을까 두려워했다. 따라서 헤로데는 무슨 변란이라도 일어나서 난처한 처지에 빠져 후회하느니보다 차라리 사건이 진전되기 전에 그를 없애버리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여겼다. 헤로데의 이런 의구심 때문에 요한은 옥에 갇히고 마케론트 요새로 이송되어 거기서 죽음을 당했다.”(18권 116-119항)


헤로데는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이라고 하였고, 사실 요한이 그의 적이 아니었음에도 소신이 없고, 비겁하여 스스로를 속이며 요한을 죽였다. 이러한 헤로데의 태도의 결과는 요한의 죽음이었다. 이러한 죽음은 이 세상에서 자주 일어나는 전형적인 삶의 모순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야망, 이해타산, 뻔뻔스러움, 비열함, 그릇된 명예, 죄악, 불의, 세속적인 사고방식 등을 은폐하기 위하여 권력과 명분을 앞세워 무죄한 자들을 짓밟는 폭력행위이다. 더욱 슬픈 사실은 불의와 횡포, 죄악 앞에서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이 거짓과 위선과 체면 때문에 무시되는 것이며, 심지어 그에 대해 무감각하고 수수방관까지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어둠의 역사의 한 면이다. 헤로데와는 달리 요한은 죄악을 폭로시키는 용기가 있었고 자신의 신원과 소명에 대한 확고한 소신이 있었으며 그에 따라 처신하였다. 구체적인 삶의 순간에 그는 선택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늘 바로 나 자신이 세례자 요한처럼 살아야 하지 않을까? 증거자가 너무도 부족한 이 세상에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몸으로 증거하는 하느님의 사람들이 절실히 요청된다. 오늘 정치와 종교의 충돌, 세속적인 사고방식과 신앙의 진리가 충돌할 때 나의 ‘신앙고백의 자리’는 어디인가? 신앙고백은 세례자 요한이 목숨을 바쳐 ‘주님의 길’을 준비하였듯이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님이 틀림없다.

 
오늘의 복음은 신앙인들에게 철저한 투신이 요구되며 불의와 거짓과 무관심 앞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선택하는 결단을 요청한다. 각자 기도하며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오늘 나에게 있어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신가? 나의 태도는? 죄를 짓고 소신 없이 우물거리는 헤로데처럼 그분을 외면할 것인가? 유다인들처럼 현세 생활을 윤택하게 해줄 해방자로 생각하는가?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고 자신의 안위에 연연하는 삶이 과연 아름다운 인생일까?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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