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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5년 2월 6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영적독서
작성자신승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06 조회수825 추천수0 반대(0) 신고

 

 

2015년 2월 6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 영적독서

 


4세기 어느 교부의 강론에서 
(Hom. 18.7-11: PG 34,639-642)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온갖 충만함으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성령 안에서 새로 태어나며 그들을 비추어 주고 그들에게 새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를 자기 안에 모시게 된 사람들은 여러 모양으로 성령에 의해 인도되고, 눈에 안 보이게 그들 마음 속에 영적 평온을 누리며, 은총으로 인도됩니다.

그들은 어떤 때 인류를 생각해서 슬픔과 탄식에 빠져 모든 이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 드리고 인간에 대한 영적 사랑으로 불타 올라 애통하는 가운데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다른 때에는 성령으로 인해 크나큰 기쁨과 사랑으로 불타올라, 할 수만 있다면 선한 사람들이건 악한 사람들이건 차별 없이 포옹하고 싶어합니다.

또 어떤 때에는 마음의 겸손으로 자신을 다른 이들의 아래에다 두고 자신을 모든 이들 중에 가장 천하고 낮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또 다른 때에는 성령께서 그들을 표현할 수 없는 기쁨 가운데 존속시키십니다. 어떤 때에는 왕의 갑옷을 두르고 싸움터에 내려가 원수들을 대항하여 용감히 싸워 이기는 강력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사실 영적인 사람은 영의 갑옷을 입고 싸움터에 내려가 원수들을 대항하여 싸워 그들을 자기 발아래 굴복시킵니다.

또 어떤 때에는 그들의 영혼은 깊은 침묵과 평온과 평화 속에 편히 쉬고 온갖 영적 기쁨과 말로 다할 수 없는 평온과 참된 행복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어떤 때에는 성령께로부터 이해력과 표현할 수 없는 지혜와 파악할 수 없는 영의 지식을 얻어, 입으로도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은총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다른 때에 그들은 보통 인간처럼 처신합니다. 이렇게 은총은 그들 안에 여러 모양으로 부어져 여러 방법으로 그들의 영혼을 인도하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새롭게 하며, 그들이 하늘의 아버지 앞에 흠 없고 깨끗하며 완전한 상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 모로 단련시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이라는 천상 은총의 선물을 주시고 우리가 성령의 인도 아래 하느님의 뜻을 채우며 여러 방법으로 평온을 얻도록 하느님께 크나큰 사랑과 희망으로 기도합시다. 은총이 우리 안에 역사함으로 우리가 영적 완성에로 진보를 이룰 때, 우리는 사도의 말씀대로 그리스도의 완전한 충만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온갖 충만함으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2015년 2월 6일 연중 제4주간 금요일
독서기도 제2독서 발췌(대성무일도 제3권 154-155)

 

 

 

프란시스코 수르바란, <십자가상 앞의 화가>

1660년경, 105x84cm,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드


스페인 바로크 회화의 대표 화가 수르바란(1598-1664)은 이탈리아 바로크 회화, 특히 카라바조의 사실주의와 테네브리즘(명암대조기법)에 스페인의 종교적 감수성을 결합하여 최고의 영성 미술을 발전시켰다. 수르바란은 대부분 세비야에 있는 오래된 수도원이나 성당에서 의뢰한 작품들을 제작했으며, 그의 많은 작품 속에는 사도나 성인 · 성녀, 수도사들의 기적이나, 환상 · 황홀경에 빠진 몽환적 비전에 사실주의적 묘사를 통해 작품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수르바란의 작품에서는 화가 자신의 강렬한 종교적 신앙심 마저 느껴진다.

수르바란의 작품 <십자가상 앞의 화가>은 주문이 아닌 화가 자신이 개인적인 이유로 그린 그림이다. 이 작품은 누구의 주문 때문에 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과 오른쪽에 그려진 얼굴이 화가의 얼굴이라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화가 자기 자신만을 위한 자화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 그림이 성 루카를 그린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성 루카는 초기 동방전통에 따르면,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고 전해진다. 또한, 루카는 예루살렘에 계시던 성모 마리아를 뵈올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성모 마리아의 초상화를 여러 개 제작해 섬겼다고 한다. 그래서 성 루카는 화가들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져 있다.

수르바란의 그림에는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모습이 담겨있다. 따라서 이 그림은 수르바란이 자신의 직업, 화가로서 자신이 그린 십자가 위에 예수님을 보고 있는 장면이다. 오른쪽 화가는 왼손에 아직 마르지 않은 물감이 발린 팔레트를 들고 있고, 오른손은 가슴에 얹고 십자가 위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다. “착하고 성실한” 화가로 일에 충실하게 임한 모습이다. 그림을 그리던 중, 화가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긴 상태이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얼굴도 화가를 향하고 있다. 예수님은 손과 발에 커다란 못이 박혀 고개를 가눌 힘조차 없는 고통스러운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화가를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삶 안에서 영적 일(영적 예술)을 하는 데 성공하도록 끊임없이 도움을 주고 계신다.

화가는 명상 속에서 화가 자신이 표현한 예수님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화가는 주님과 함께 기쁨을 나눈다. 화가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님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촉촉이 젖어 있고, 입은 살짝 벌려져 있는데, 이것은 특유의 황홀경에 빠진 표정 묘사이다. 수르바란은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신 나머지 십자가의 죽음을 마다치 않으신 그리스도와 대면하게 되는 희열의 모습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다. 예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값진 보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맡기셨듯이, 수르바란은 화가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 탈렌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능력에 주어진 탈렌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숙고한 후, 그림을 그리는 자기 일을 일종의 종교적 수행으로 본 것이다. 그는 “쓸모없는 종”이 되어 “다가갈 수 없는 빛” (1티모 6, 16)으로 내던져지는 게으른 종이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자신의 화가라는 직업을 통해 해답을 얻고, 활동적 삶으로 많은 결실을 맺고자 한 것이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3)

[2014년 11월 16일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그리스도교미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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