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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품 28년 소감-나의 성소는 |┗도반신부님 이야기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08 조회수1,180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 후배들이 서품을 받는날이자 제가 서품받은지 28년째되는 날입니다

신자분들이 묻습니다 신부님은 어떻게 부르심을 받으셧냐요 성소가 어떤것인가요 하고 말입니다

신부들마다 그야말로 동화같은 성소이야기들 아름다움 부르심에 대한 이야기들 감동스런 이야기들을 가지고 잇습니다

그러나 저의 것은 말하기도 부끄러운 그러나 그당시에는 그럴수 밖에 없엇던 그런 이야기입니다

너무나도대화가 안되는 집안

숨막힐듯한 집 - 아버지의 존재는 나를 숨막히게 하엿고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나라는 존재는 무력하기만 하엿습니다

그런데 아주 오래전부터 왜 사람이 존재해야하는가 하는 깊은 의문을 지울수가 없엇습니다

신앙에입문하면서 그 의문은 더 깊어졋고 ...

돈버는 일보다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픈 생각이 더 간절하엿습니다

나이들때까지 내가 하고픈 것보다 아버지의 보이지않는 압력

돈에 대한 집착스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돈을 벌어야 사람대접받는다는 집안분위기속에서

서서히 시들어가는 제자신이 너무나도 싫엇습니다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가 결정한것이 가출이엇고

가출해서 간곳이 신학교엿습니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내 마음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

그야말로 나만을 생각하고 장남으로서의 본분 종손으로서의 본분을 헌신짝 버리듯 하고

가출을 한것입니다 (이렇게 가출한것에 대한 죄책감이 이 나이되도록 없어지지 않을 줄 몰랏지요)

그런데 그렇게 들어간 신학교생활은 자유로움이 아닌 또 하나의 집이엇습니다

자유로운 생각이 허용되지않는 (지금이야 젊은 교수신부들이 자유로운 토론을 한다는데 부럽기만 하지요 )

숨막힐듯한 분위기 마치 사관생도가 된듯한 ...

늘 자유를 꿈꾸던 저에게는 규칙적인 삶도 틀에 박힌 수업도 힘겹기만 하엿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가출할곳이 없엇습니다

그래서 그안에서 나만의 세상을 만들기로 하엿습니다

돈이 생길때마다 책을 사들엿습니다

내 의문에 대한 답을 줄수잇는 책들을 끊임없이 사들이고

걸신들린사람처럼 읽어대엇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오리무중

어떤 종교인들도 철학자들도 속이 시원해질만한 답을 주지는 않고

그저 음식점 진열대에 먹기좋은 모습으로 놓여진 가짜 음식처럼

보기에는 그런데 읽으면 아무 느낌도 없는

오히려 심리적 부담감을 더 가지게 만드는 것들이 대부분이엇습니다

이런 마음안의 문제를 끌어안고 시작한 사제생활

제가 아는 것들의 공허함을 신자분들에게 전한다는것이 두려워서

신부가 된후에도 여전히 책을 사서 들엿습니다

강론을 그런대로 잘해보려고 나름 애를 쓰고요

그러나 여전히 강론을 하고나면 하탈감 위선적 행위를 한것같은 자책감에 시달렷습니다

내가 하는 이말이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 늘 의문이 따라다녓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매너리즘에 빠져들고 겉멋에 빠져들엇습니다

신부놀이를 시작한것입니다

신부라고 하면 사람들이 급 공손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바람이 차기 시작하엿습니다

머리는 비고 가슴은 허풍으로 들어차고

갈수록 신자들의 비난은 높아지고 ...

그러나 길은 여전히 보이질 않앗습니다 어디로 가야하지 무엇을 해야하지

무력감과 갈증사이에서 허덕이다가 그야말로 성모님의 은총으로 상담심리를 만나게 된것입니다

제 나이 사십오세쯤에 ...

저의 어두운 이야기를 진중하게 다 들어주고 분석을 해준 채준호 신부

성모님께서 저를 그와 만나게 해주신것인데 그 만남이 제 인생을 백팔십도로 전환시킬줄은 꿈에도 몰랏습니다

그와의 대화를 통하여 저는 천천히 제 마음안으로 들어갓습니다

처음으로해보는 경험

늘 사제직이란 역할과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만을 듣다가 난생처음으로

제 마음에 대한 탐색을 시작하면서 울렁증이 생겻습니다

한주일에 한번 만나는 시간이 얼마나 기다려지든지

마치 연인을 만나러 가는사람처럼 마음 설레면서 오늘은 무슨이야기를 들을 것인가 하는 설레임으로

찾아갓고 그때마다 그 신부는 제마음을 아는듯이 제가 모르던 저의 마음을 설명하여주엇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에 질머지고 살아온 돌덩이 들이 보엿고 천천히 그것들을 내려놓으면서 마음의 자유로움 이란것을 체험하엿습니다. 어떤 명상이나 기도방법도 아닌 오로지 대화만을 통하여 ....(멘토와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

그런데 그와의 대화를 할수록 그가 해주는 말이 양에 차지않앗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을 가기로 마음먹엇고 교보문고를 비롯한 여러 서점에서 심리학책을 걸신들린사람처럼 사들이고

밤새 읽어갓습니다 아니 묵상을 하기 시작하엿습다

그렇게 처음으로 본책중에 펄스가 쓴 게쉬탈트 심리요법에 대한 책

읽으면서 하염없이 울엇습니다

아 세상에 이런 멘토가 잇엇구나 아 내 마음이 이랫엇구나 ....

사람마음에 대한 심리서적들은 제게는 성서와 같앗고 잠언이나 지헤서같은 구원서들 이엇습니다

대학원의 강의도 충격이엇습니다

제가 알던 세게관 인간관이 얼마나 협소하고 편협한것인지를 처음으로 보게 되엇고

문화적 충격을 겪엇습니다

그렇게 마음공부를 초심자의 마음으로 시작하엿고

그렇게 공부를 하면서 저처럼 갈등하고 헤메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졋습니다

그래서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상담을 하고 체력이 닿는대로 닥치는대로 상담사목을 하엿습니다

그리고

상담사목을하면서

저의 성소가 이것이라는 확신이 들고 줄을때까지 이길을 가야겟다는 결심이 서더군요

그런데 어느날

저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왜 내가상담을 하는것인가 생각해보니

가출한것에 대한 죄책감이 아직도 남아잇어서

저처럼 숨믹힐듯한 삶을 사는 수많은 동생들에게 보상을 해주어야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줄일수 잇겟구나 하는 무의식적 소망이 잇음을 보게 되엇습니다

나의 자유로움을 얻기위한 욕구와 장남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가출한 제 과거의 속죄사이에서

심하게 흔들리고 갈등하엿던것이

상담사목을 통하여 해소되고

저의 자리를 찾게 된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가진것의부족함에 상관없이 저를 사용하시기위하여

성모께서는 저에게 많은 날개를 달아주셧습니다

그분의 도우심이 없엇다면

오늘의 저도 없엇을것입니다

서품기념일을 맞을때마다

나의 어머니 성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2015. 2. 6)

http://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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