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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0 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사랑으로 써가는 내 삶의 법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10 조회수789 추천수6 반대(0) 신고

  

성녀 스콜라스티카 기념 화 마르 7,1-13(15.2.10)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마르 7,8) 



 

The Tradition of the Elders

 

  

                      

 

 사랑으로 써가는 내 삶의 법  

 

오늘 복음에 나오는 씻는 인습에 관한 논쟁(1-7절)과 코르반 인습에 관한 말씀(9-13절)은 유대인들과 그리스도교인 사이에 있었던 충돌을 반영해 주고 있다. 여기서 그리스도교인의 삶과 율법뿐 아니라 조상들의 전통에 따라 사는 유대인들의 삶의 상이한 단면을 알 수 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이런 상황을 상기시키면서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는 예수의 가르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모세오경에 나오는 인간이 지켜야 할 도덕적인 윤리규범들을 삶을 위해 해석하고 적용해 왔다. 그런데 기원전 4-5세기 전부터 율법학자들이 등장하여 이런 도덕적 원칙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대하여 해석하고, 실생활에 세목별로 적용하고, 정의를 내리고 수많은 규칙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구전되어오다가 서기 3세기에 이르러 집약해서 기술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율법에 따르면 오늘 복음의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어야 하는 것’도 문제가 되었다.


손 씻는 것은 종교의식행위로 해야 하는데 초점이 있었다. “모든 식사 전에 손을 씻어야 하고, 요리가 바뀔 때마다 손을 씻어야 하며, 씻는 물을 특별히 큰 동항아리에 넣어 두어야 하며, 그 물은 정결 예식 외에 달리 쓰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손을 처음 씻을 때에는 양손은 손가락을 위로 향하게 하고, 그 위에다 달걀 껍질 하나 반 정도의 물을 부어 손목까지 흘러내리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양손이 젖어있는 동안 양손 각각을 주걱으로 문지른 다음에, 손과 손가락 끝을 아래로 하고 물을 손목에서 손끝까지 흘러내리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 앞에 부정하며 악령이 침범하고 가난해지며 파멸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형식보다 사람을 위하는 삶의 속살을 중요시하셨다.


‘크르반’은 히브리어로, 유대교인이 물품을 하느님께 바쳐 속인(俗人)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서약문을 말한다. 그런데 부모와 사이가 나쁘면 코르반 서원문을 이용하여 부모 봉양을 저버리는 수가 있었다. 종교를 빙자하여 인륜을 짓밟는 짓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인간을 위한 법(2,27), 십계명 가운데 인간에 관한 계명(10,19), 하느님을 섬기고 사람을 아끼라는 사랑의 이중계명(12,28-34)을 강조하셨다. 그분은 율법의 근본정신인 사랑에서 벗어나 재물을 사람보다 더 귀하게 여겨 인간을 소외시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셨다.


바리사이들은 약속된 구원의 도래를 앞당기기 위해서 율법뿐 아니라 조상들의 전통까지도 철저히 지키도록 백성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세심한 사람들은 복잡한 규칙을 엄수하느라고 하느님의 중요한 계명을 망각하거나 소홀히 하는 위험과 세칙을 엄수함으로써 자만에 빠지거나 교만해지는 위험도 없지 않았다(마태 23,23 참조). 이런 모습은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에게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곧 외적 형식과 규범 준수에만 몰두하여 성경 말씀의 실천에는 소홀하거나, 규범을 잘 지키고 있으니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자만하는 이들도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을 마음의 지향이요 순수한 마음으로 혼신을 다해 사랑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마음과 행동의 불일치, 그리고 하느님의 계명 대신에 인습만을 고수하고 있는 잘못을 지적하셨다. 곧 하느님 계명의 엄수를 핑계로 인간에 대한 사랑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도 형식주의나 법규준수에 얽매이지 말고 그 속살인 법의 정신과 진실하고 순수한 사랑의 마음으로 하느님과 인간을 사랑하도록 하자! 법에 끌려가는 사람이 되지 말고 사랑의 삶으로 향기로운 법을 써가는 우리가 되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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