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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10 조회수824 추천수13 반대(0)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감기입니다. 목이 따끔거리고, 코가 막히고, 힘이 없습니다. 손님은 제게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음주도 적당히 하고, 잠시 쉬라고 찾아 온 것 같습니다. 일정도 조절하고 감기와 며칠 친구하면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돌아보면 내가 원하지 않았던 손님이 가끔씩 찾아 왔습니다. 유행성 출혈열로 한동안 병원에서 지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병원에 있는 동안 함께 해 주셨습니다. 다리의 골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통풍도 가끔 찾아와서 저를 쉬게 해 주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고, 아름답게 만드셨는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고통이라는 손님을 만나게 됩니다. 제 몸을 찾아 왔던 손님처럼 고통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불가에서는 고통을 크게 4가지로 이야기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고통, 미워하는 사람을 다시 만나야 하는 고통,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통입니다. 불가에서는 이런 고통은 집착에서 벗어나야만 비로소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교회도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두 가지 관점에서 고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박해의 시대에 고통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기회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금과 은도 단련을 받듯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고통을 통해서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이 세상은 지나가는 것이고, 우리에게는 영원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세상의 악이라는 관점에서 고통을 이해하기도 하였습니다. 밀과 가라지의 비유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원하지 않는 것들이 함께 있다고 합니다. 세상의 악은 구조적인 경우도 있고, 인간의 탐욕과 집착 때문에 생기기도 합니다. 교회는 세상의 악은 함께 연대해서 하느님의 뜻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사람들은 오랜 역사를 통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못했고, 강한 사람들은 약한 사람들을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전쟁의 역사이며, 비극의 역사였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그러한 행동을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프리카의 흑인들,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피부와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소중한 전통이 파괴당했고, 그들의 전통은 사라져야 했습니다. 우리 민족도 제국주의 역사관에 의해서 희생당하였습니다. 우리는 일본에 의해서 나라를 빼앗긴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잘못된 역사라고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다양한 생명체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생명체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았다고 합니다. 서로 경쟁하고 싸워서 정복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창조 목적에 맞도록 서로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며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살아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유대인들의 율법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잣대로 예수님의 제자들을 대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잘못되었다고 말을 합니다. 먼저 이야기를 듣고, 왜 그렇게 했는지 묻지도 않고 먼저 단죄를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의 주인이 아닙니다. 우리들 역시 짧은 시간 이 지구라는 별에 잠시 머물다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날까지, 우리는 머물다 가는 사람처럼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주인인 것처럼 사는 것은 교만입니다. 오늘 하루를 지내면서 옆에 있는 분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비슷한 점은 무엇인지, 그러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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