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주간 금요일] '알았다'와 '열렸다'
작성자김기욱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13 조회수637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31-37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32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34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 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35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36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37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설날에 가족들이 모이면 전에는 윷놀이를 주로 했는데 요즘은 화투나 카드놀이를 많이 하는 것 같다. 각각 다른 앞면과 똑같은 뒷면, 그리고 뒷면만 보고는 앞면 그림의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기본 전제가 흔들린다면 이런 놀이는 성립할 수 없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여자가 보기에 “그것은 슬기롭게 해 줄 것처럼 탐스러웠다.”(창세기 3,6)의 슬기로움은 ‘카드 뒷면만 보고도 앞면 그림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줄 것 같았다.’라고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보지 못하는데 나는 볼 수 있고, 남은 알지 못하는데 나는 알 수 있는 특권을 바라고, 때로는 그 특권을 가졌다고 잘난 체 하는 우리 자신을 보자. 남의 속사정 모르면서 넘겨 집지 말자!

오늘 복음말씀에서 예수님은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쳐주신다. 보통 사람보다 더 잘 듣고 더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까지 듣지 못하고 말 더듬던 사람이 이제부터 제대로 듣고 제대로 말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정보와 광고와 사기가 구분 안 되는 시대에, 뒷담화와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세상에, 모두가 모두를 의심하는 것 같은 세상에 살면서 제대로 듣고 제대로 말하기란 정말 힘들다.

오늘 복음말씀처럼 예수님께서 당신 손가락을 내 두 귀에 넣으시고 나의 혀에 대시고 하늘을 우러러 크게 숨을 내쉬고 “에파타!” 하고 말씀해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 어이쿠, 또 넘겨 집고 있다. 예수님께 어떤 식으로 해달라고 건방지게 주문하지 말고 그냥 청하자!

그때 나는 "내가 무엇을 알았다!"가 아니라 "내게 무엇이 열렸다!"고 고백하게 된다.


주님 감사합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