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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는 어느 배에 탄 사람인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13 조회수1,058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나해 연중 제5주간 토요일


<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


독서: 창세 2,18-25







 예수에게 우유스프를 먹이는 성모



다비드(David, Gerard) 작, (1520), 오크 유화, 35 x 29 cm, 브뤼셀 왕립미술관


     < 나는 어느 배에 탄 사람인가? >

      


운이 나쁜 암탉 한 마리가 족제비에게 잡혔습니다. 족제비는 무엇인가 아주 그럴 듯한 이유를 붙여서 잡아먹을 양으로 암탉에게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너는 한밤중에 울기 때문에 사람의 잠을 방해하는 놈이니까 잡아먹겠다.”

그러니까 암탉은 아닙니다. 족제비님! 나는 사람을 위하여 일부러 울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을 깨워서 일터로 보내는 것이 저의 임무란 말입니다.”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족제비는 다른 이유를 끄집어냈습니다.

너는 누이도 어미도 분간하지 않고 제멋대로 간통을 하는 못된 놈이니 잡아먹어야겠어!”

암탉은 다시 두 손을 모아 쥐고 말하였습니다.

그것도 사람의 이익을 위하여 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알을 많이 낳거든요.”

족제비는 더 붙일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이유가 있어서 잡은 닭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마음 놓고 말하였습니다.

알았어! 네 이유가 모두 옳다. 그렇다고 내가 배를 곯릴 필요는 없지 않아?”

그러면서 평소처럼 암탉을 잡아먹었습니다.

뱀도 이와 같습니다. 유혹자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유혹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본성이 나쁜 피조물입니다. 이유가 있어서 나쁜 것이 아니라, 그냥 본성이 좋은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악 자체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했던 것처럼 뱀아, 너는 어찌하여 그런 일을 저질렀느냐?”라고 물어봅니까?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에게는 그렇게 물어보지만 뱀에게는 물어보지 않고 바로 벌을 내리십니다. 왜냐하면 뱀이 그렇게 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물어볼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뱀이 선한 일을 선택할 경우는 제로입니다. 문제는 선택권이 있는 인간이 하느님이 아닌 뱀을 택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뱀을 택한 결과는 뱀과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해적선에 탔습니다. 처음에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을지라도 그 배에 있으면서 남의 재산을 강탈하는 나쁜 짓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라도 최대한 열심히 남들을 도우며 살면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배가 임금의 군대에 잡혔을 때 임금은 그 해적선의 모든 이를 사형에 처했습니다. 해적선에 자신해서 탄 이상 더 이상 핑계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일단 그 배에 탔다면 그 안에서 아무리 착한 일을 해도 해적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리스도의 배를 탔다면 그 안에서 아무리 악한 일을 하더라도 그리스도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두 배를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뱀과 주님입니다. 나는 어떤 나를 나로 삼고 사는지 살펴보아야합니다. 내가 행하는 뜻이 무의식적으로 내 자신의 명령을 따르고 있다면 나는 해적선에 탄 것입니다. 그러나 매 선택의 순간에 하느님의 뜻이 작용한다면 나는 그 분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아담과 하와와 같은 심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와 자아를 분리시켜 보아야합니다. 내가 타고 있는 배가 해적선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너무나도 자아와 한 몸이 되어 있어서 끊임없이 하느님의 뜻은?’ 이라고 묻지 않는다면 나는 뱀의 결정에 휩쓸릴 수밖에 없습니다. 빛이 오시면 어둠이 구별됩니다.

철새들은 철마다 삶의 터전을 옮깁니다. 그 무리에 끼이지 않으면 얼어 죽고 맙니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무리에 끼이느냐에 따라 어떤 경향에 휩쓸리느냐가 결정됩니다. 그리스도의 뜻을 따르는 경향의 무리 속에 있으면 아무래도 그 경향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나 뱀의 뜻을 따르는 경향의 무리 속에 속하면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휩쓸립니다. 아담이 하와가 주는 선악과를 받아먹은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사람은 선이든 악이든 자신이 속한 쪽으로 휩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안전하고 싶거든 뱀이 아닌 주님의 뜻을 따르는 무리 속에 섞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는 두 번 다시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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