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13 조회수928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2월 13일 연중 제5주간 금요일
 
He put his finger into the man’s ears
and, spitting, touched his tongue;
then he looked up to heaven and groaned,
and said to him,
“Ephphatha!” (that is, “Be opened!”)
And immediately the man’s ears were opened,
his speech impediment was removed,
and he spoke plainly.
(Mk.7,34-35)
 
 
제1독서 창세 3,1-8
복음 마르 7,31-37
 

요즘에는 잘 가지 않지만, 신학생 때만 해도 동아리 산악반 활동을 하면서 등산을 참 많이 갔었습니다. 그 당시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한 가지 기억이 나네요. 신학생 동창들과 함께 설악산 등반을 하는데, 출발할 때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입니다. 어렵게 시간을 내어서 버스를 타고 힘들게 왔기에 비를 맞으면서 산행을 했습니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동창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기에 즐겁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완전히 탈진을 한 것입니다. 아침을 급하게 먹고 소화가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를 맞으며 등산을 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정확하게 중간쯤 와서 벌어진 일이라 다시 되돌아가는 것보다 이 친구의 짐을 대신 들어서 원하던 목적지까지 얼른 가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산악반이고 튼튼하다는 이유로 이 친구의 짐을 제가 대신 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흔쾌히 몸이 불편한 친구를 위해서 짐을 짊어졌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배낭의 무게가 너무나 제게 부담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동창들도 서로 힘들었는지 제 짐을 대신 들어준다는 사람이 없더군요. 이 짐을 버리고 싶을 정도로 점점 불평불만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이 되어서 좋은 자리를 찾아 식사 준비를 했습니다(당시만 해도 산에서 취사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부식들이 제 배낭 안에 들어있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게 등산을 했기 때문에 배도 너무나 고팠던 우리들은 부식들을 모두 그 자리에서 처리했지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누구보다도 가장 가벼운 배낭을 짊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배낭이 무겁다고 버렸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모두가 쫄쫄 굶을 수밖에 없었겠지요.

우리의 삶, 인생이 힘든 짐처럼 보일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 짐을 그냥 버리겠습니까? 나중에 고생합니다. 그리고 그 짐이 나뿐이 아니라 내 이웃에게 커다란 만족을 줄 수 있는 커다란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떠올려 보십시오. 과연 그는 들리지 않는 귀와 말을 더듬는 자신의 모습을 만족했을까요? 들리지 않고 말을 더듬는다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쳤을까요? 불편함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고 그래서 주님께 불평불만을 던졌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의 가장 큰 짐이라 할 수 있는 귀먹고 말 더듬음이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손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커다란 선물이 되었습니다.

이 사람을 떠올리면서 우리 삶의 짐이라 생각하는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버리고 싶은 짐들, 불평불만을 가져오는 짐들. 그러나 그 짐들 때문에 주님을 만나고 주님의 손길을 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나의 짐은 어떤 것입니까? 다시금 용기를 내어서 주님을 찾으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의 짐을 은총의 선물로 바꿔주십니다.

한겨울에도 움트는 봄이 있는가 하면 밤의 장막 뒤에도 미소 짓는 새벽이다(칼릴 지브란).

 
머리만 있어서 무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무섭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얼굴 표정이 좋으니까요.
웃는 얼굴만큼 그를 호감있게 만드는 것은 없습니다. 웃는 오늘 되세요.

 

풀린 혀(프루텐티우스 ‘매일찬가’ 중에서)

귀먹어 소리 듣지 못하고
모든 말문 막히고 닫혔으나
그리스도의 말씀에 응답하여
모든 길이 활짝 열리니
기쁨에 겨워
친절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속삭임을 듣는다(마르 7,34-35 참조).

이제 모든 병 물러가고
힘이 샘솟으니(루카 6,18-19 참조)
기쁨에 넘친 중풍 병자
평상을 들고 거리를 지나고
침묵의 사슬에 오래도록
묶여 있던 혀 풀려
올바로 말한다(마르 7,35 참조).

옛 교부의 아름다운 묵상 시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시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이렇게 올려 봅니다.

안식년 때에는 어디서 미사 하냐고 많이 물으십니다.
저는 주로 혼자서 벽 보고 미사합니다. ㅋㅋ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