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치릴로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14 조회수644 추천수12 반대(0)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좋은 말이죠? 예전에는 손으로 편지를 많이 썼잖아요? 저는 신학생 때, 나환자 마을에 봉사를 갔었습니다. 그곳의 한 여학생이 제게 편지를 보내곤 했는데 시작 글은 늘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이었습니다. 군대에 갔을 때도 편지를 곧잘 보내 주었고, 편지를 읽으면서 군 생활의 고단함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수도자가 되셔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추억은 그리움이고, 그리움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며칠 전 혜화동 성당 앞에서 우연히 한 학생을 만났습니다. 16년 전에 저는 적성 성당에 있었고 그 학생은 초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이 된 그 친구를 저는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저를 알아보면서 가브리엘 신부님이시죠?’라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얼굴은 몰라보았지만 이름을 이야기 하니 알겠더라고요?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새침했던 초등학생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부모님은 서울에서 살다가 농촌으로 내려오셔서 목장을 하셨습니다. 아이의 이름은 현지입니다. 예쁜 이름만큼 예쁘게 자랐습니다.

 

주말입니다. 잠시 시간여행을 떠나보시면 어떨까요? 그래서 아름다웠던 추억을 기억의 책장에서 꺼내보시면 좋겠습니다.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부끄러움도, 사랑도, 이별도 모두 아름답게 변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고, 하나의 추억이 되기에 우리는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내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너희는 어디에 있느냐?’ 이 질문은 아담과 하와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하시는 질문은 아닙니다. 아담과 하와가 무엇을 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을 했기에 하느님 앞에 나오지 못하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의 말씀을 어겼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하느님 앞에 나올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금 우리에게도 똑같이 질문을 하십니다. ‘너 어디에 있느냐!’

 

지금 어디에 있느냐라는 질문은 장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두운 곳에 있는지, 잘못된 곳에 있는지, 양심을 속이는 곳에 있는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시도 있었습니다. "까마귀 디디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희고 흰 깃에 검은 때 무칠세라. 진실로 검은 때 묻히면 씻을 길이 업으리라." 맹자의 어머니도 아들을 위해서 3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맹자의 어머니는 처음 묘지 근처에 살았는데 어린 맹자는 묘지 파는 흉내만 내며 놀았습니다. 그래서 교육상 좋지 않다고 생각한 맹자의 어머니는 시장 근처로 이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물건을 팔고 사는 장사꾼 흉내만 내는 것이었습니다. 이곳 역시 안 되겠다고 생각한 맹자의 어머니는 서당 근처로 이사했습니다. 이곳에서 어린 맹자는 글 읽는 놀이를 했습니다.’ 저의 어머니도 이사를 할 때, 제일 먼저 정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성당이 가까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사시는 곳도 성당에서 100미터도 안 되는 곳입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나눔입니다. 나눔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주는 인생의 나침반입니다. 나눔은 나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을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내비게이션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비움의 삶, 나눔의 삶이셨습니다.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처럼 천국에서 빛을 내는 모든 성인 성녀들은 바로 비움의 삶, 나눔의 삶을 사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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