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덕으로 이끄시는 하느님 -
지루한 논쟁 속에 당신을 시험하며 표징만을 요구했던 바리사이들을 탄식하며 떠나오신 예수님께서 이번에는 완고한 마음에 사로잡혀 놀라운 기적 체험의 의미를 이해하지도 깨닫지도 못한 답답한 제자들 앞에 서십니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누룩, 즉 그들의 허세와 허영, 속빈 강정과도 같은 모습을 주의하라시는데, 딴청을 피우고 있습니다.
교만하고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시험하였던 그들의 태도를 경계하라고 가르치시는데, 자꾸만 ‘빵’을 가져오지 않았음에 대해서만 수군거리며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승은 달을 가리키는데 제자들은 스승의 손가락 끝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동안 축적되어 온 과거의 기억들을 상기시켜 주시고, 제자들이 살아갈 미래의 삶을 예비하게 하시며, 이를 위해 현재를 다시금 깨우쳐 주십니다.
곧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는 물음에 제자들 스스로 “열둘입니다.”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게 인도하시면서 바리사이들이나 헤로데와는 전혀 다른 하느님 아버지의 진실성과 진정성으로 안내하고 계십니다.
결국 제자들은 깨달았을 것입니다.
빵의 기적은 단순히 빵이 많아진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당신의 완전성으로 우리 모두를 초대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과 감동스런 부르심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 노성호 신부(수원교구 효명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