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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8 수/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지금이 바로 되돌아가야 할 때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17 조회수928 추천수5 반대(0) 신고

  

재의 수요일 마태 6,1-6. 16-18(15.2.18)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요엘 2,13)



  

Polish painting of a priest sprinkling ashes on the heads of worshippers

 

 

                      

 

 지금이 바로 되돌아가야 할 때  

 

‘사순 시기’는 온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거룩한 때이다. 이 시기에 우리는 세상과 창조질서의 회복, 자신의 쇄신, 관계의 회복으로 드러나야 할 부활의 참 기쁨을 맞을 준비한다.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요, 구원의 날”(6,2)임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라는 것은 우리 자신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과 진리와 정의로부터 멀어진 우리에게 다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주신 ‘사랑의 기회’를 주셨기 때문이다. 그 때는 내일도 모레도 아닌 바로 '지금'이다. 주님께 되돌아가는 것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오늘 거행하는 '재의 예식'은 회개와 참회, 각자 다가올 죽음의 묵상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재’는 그 자체로 인생의 무상함과 나약함을 깨닫고 하느님과 죽음 앞에 자기 본모습을 찾으라는 표지이다. 우리는 재의 의식에서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시오.” 또는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하는 권고를 듣는다. 한마디로 생명의 근원이요 사랑이신 하느님께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회개와 쇄신은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는 것이며, 그분으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순시기의 우리 삶의 방향은 오직 주님을 향할 뿐이다. 늘 ‘빛을 그리워하는 어둠의 존재’인 인간이 구원받는 길은 자신의 어둠을 바로 알아차리고 주님께 되돌아가는 것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이 시기에 창조와 사랑과 선의 원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온 마음과 혼을 쏟아보자!


주님께로 돌아가기 위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는 것’에 앞서는 ‘진실한 마음’이다. 요엘 예언자 시대에 유다는 흉년이 심해 먹을 것이 없었다. 성전에서 나날이 제사에 쓸 것조차 없었다(1,1-12). 예언자는 이 무서운 기근을 더 큰 심판의 전조(前兆)로 보면서(2,1-2) 참회를 호소한다. 그것은 의식적인 것이 아니라 ‘옷이 아닌 마음을 찢는’(2,13) ‘진정한 회개’여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진실한 마음이 없는 회개나 형식적인 예식을 역겨워 하셨다. 신앙생활마저도 물량주의와 실적주의, 효율주의에 젖어 있는 오늘, 빛이요 사랑이신 그분을 진실한 마음으로 그분을 만나자. 나아가 바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자신을 진심을 다해 만나도록 하자!


‘하느님의 사절’(2코린 5,20)이요 ‘협력자들’(6,1)인 우리는 하느님과 화해하고(5,20),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6,1). 사순시기에 하느님과, 이웃과, 나 자신과 화해하는 것보다 더 긴급한 것이 있을까? 진실하게 하느님 앞에 나를 비춰볼 때 누구든 '죄인'이요 ‘사랑의 무능력자’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은총의 때’를 거룩하게 지내기 위해 생각에만 머무르지 말고 구체적인 변화를 도모하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의로움’은 오직 하느님과 일치하여 그분의 뜻을 실행하는 것이다. 자선과 기도와 단식은 하느님과 일치하고 동료 인간들과 사랑의 연대를 이루기 위한 세 가지 기본 태도로 드러난다. 단식할 때는 하느님 앞에서 겸손해야 하고, 기도할 때는 순수한 지향으로 하며, 자선은 사랑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모두 가치 없는 일일뿐 아니라 되레 스스로를 단죄하는 칼로 변해버릴 것임을 명심하도록 하자.


사순시기에 행하는 절제와 희생은 끈기 시험도 일시적인 자기만족을 느끼기 위한 기회도 아니다. 진심으로 예수님의 수난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이웃과 아픔을 나누는 절제와 참회가 되어야 한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임을 명심하고, ‘마음을 찢는 회개’의 정신으로 사랑이신 주님께 되돌아가자. 진실한 마음과 혼을 다 쏟아 '내가 아니라' 오직 '주님을 위하여' '주님만 드러나는' 단식과 기도와 자선을 통하여 “역겨웠던 바로 그것이 단맛으로 변하는”(성 프란치스코) 부활의 기쁨을 향해 나아가자!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는 모든 이는 얼마나 복되고 축복받은 사람들인지!"(성 프란치스코, 1신자편지 4-5절)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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