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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22 조회수1,050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2월 22일 사순 제1주일
 
The Spirit drove Jesus out into the desert,
and he remained in the desert for forty days,
tempted by Satan.
(Mk.1,13)
 
 
 
제1독서 창세 9,8-15
제2독서 1베드 3,18-22
복음 마르 1,12-15
 

세례를 받자마자 곧바로 신앙생활을 그만두시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6개월 이상의 예비자 교리까지도 마쳤는데, 또한 그 동안 계속해서 미사에 참석하는 노력을 보이면서 세례를 받고자 하는 원의가 그렇게 강했는데도 불구하고 신앙생활을 접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빠서 그렇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보다 가장 큰 이유는 세례 전이나 세례 후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직 주님 존재에 대한 확실성도 없기에 약간의 변화라도 느낀다면 열심히 다니겠지만, 열심히 다니나 그렇지 않으나 다른 것을 전혀 느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톨릭 전례의 엄숙함이 하나의 구속으로 다가오고, 일주일에 한 번 미사 나가는 그 시간이 지루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우연히 어떤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래전에 세례 받았었음을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왜 지금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열심히 다니려고 했는데, 세례를 받자마자 안 좋은 일들이 계속해서 몰려왔다는 것입니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잠시 쉬겠다는 마음으로 성당을 안 다니자 그제야 좋지 않은 일이 멈춰서 그 후로는 겁이 나서 성당에 못가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하시는 말씀.

“세례 받으면 은총을 많이 받는다면서요? 저는 벌만 받아서 못 나가겠어요.”

글쎄요. 하느님의 뜻을 나약하고 부족한 인간이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여기에서 잘못 생각하는 하나가 있습니다. 세례 받으면 분명히 은총을 받지만, 인간 세상에서 말하는 소위 성공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즉, 돈 많이 벌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 또한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 등의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기준들을 반드시 은총의 효과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하느님의 은총이 아닌 세상의 성공만을 원하는 단편적인 면만을 보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뒤 곧바로 사십 일 동안 홀로 단식하셨습니다. 사실 세례라는 것은 성령을 받아 영적으로 새로 나는 것을 의미하지요. 따라서 이제는 광야로 나가실 것이 아니라, 곧바로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도시나 광장으로 가서 당신의 일인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 정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례를 받은 뒤에 스스로 광야로 선택해서 가셨습니다. 세례를 받으면 모든 것이 다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도 늘 깨어 단식하고 기도하면서 성령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세례를 받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닙니다. 또한 세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은총으로 받는 것도 아닙니다. 세례를 받으면 더욱 더 성령의 열매를 자신 안에서 맺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신앙생활에 충실해야 함을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이 예수님의 모습을 따를 때, 세상의 가치가 아닌 하늘 나라의 가치로 중요하고 커다란 은총과 사랑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마음이 세상의 근본이며 세상의 동력이다. 시간이 세상을 바꾸지 못하고 세상이 저절로 바뀌지 못한다. 마음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김훈).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유혹을 당한 유혹산입니다.

 

좋아하는 사탕(박광수,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중에서)

깡통 캔디 안에서는 보라색의 포도 맛, 붉은색의 딸기 맛, 노란색의 바나나 맛, 하얀색의 사과 맛 등의 사탕들이 섞여서 들어 있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탕은 하얀색의 사과 맛 사탕입니다.

전 늘 하얀색의 사과 맛 사탕만을 먹고 싶지만, 깡통을 흔들어서 나오는 사탕은 번번이 다른 색 사탕입니다. 생각해보니, 깡통 캔디는 우리네 인생과 참 닮아 있습니다. 수많은 다양한 삶이 존재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살기란 쉽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다른 색의 사탕이 나왔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낙담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내 손에 들려진 사탕의 맛을 음미할 것입니다. 그렇게 느긋하게 기다리다보면 제가 원하는 하얀색 사과 맛 사탕도 언젠가는 나올 것입니다. 제 인생도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음미하며 살아갈 겁니다.

안 좋은 일이 내게 다가왔다고 낙담할 것이 아닙니다. 지금 안 좋다는 것은 좋은 일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희망을 가지면서 살아간다면 분명 내 삶 안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깡통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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