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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25 수/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하느님을 품는 일상의 표징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24 조회수902 추천수10 반대(0) 신고
 
 

사순 1주 수 루카 11,29-32(15.2.25)

 

“이 악한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1,29)

 

 

The Sign of Jonah

 

 

 

 하느님을 품는 일상의 표징  

 

하루를 시작하면서 나는 어떤 갈망과 기대를 품고 움직이는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왜 모여든 군중을 향하여 악한 세대(11,29)라고 하셨을까? 이방인들인 남방의 여왕이나(1열왕 10,1-13; 2역대 9,1-12) 니네베 사람들은 솔로몬의 지혜와 요나의 선포를 경청했다. 예수님 시대의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은 이미 많은 치유와 해방을 체험했기에 더 이상 표징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바리사이들과(마르 8,11) 사두가이들이(마태 16,1) 메시아인지 확인하려고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마음이 완고하여 예수께서 표징을 보여줄지라도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로마의 압제에서 구해 줄 힘을 정치적 메시아를 원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11,30)라고 말씀하신다.

요나는 니네베 사람들을 위한 표징이었다. 주님의 눈을 피해 달아나다 물에 빠져 죽게 된 선원들을 구하려고 한 그의 헌신, 기적적인 구출, 이교인에 대한 선교 결과인 신비스럽게 회개한 사람들, 주님께서 니네베 사람에게 베푸신 용서 등이다. 예언자 요나의 인격과 사건의 주요한 면이 예수님에게서 실현된다.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자신을 기꺼이 희생 제물로 바치고 부활하시며 그 복음은 이방인들에게 퍼져 나갈 것인데 이 모든 신비는 요나의 인격과 사명 속에 상징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요나가 큰 바다 괴물의 뱃속에서 삼 주야를 지냈듯이 사람의 아들도 땅속에서 삼 주야를 보낼 것이다. 수난과 죽음과 부활에 이르는 예수님의 삶 자체가 우리 세대에 필요한 유일한 “표징”인 셈이다.

예수님은 그 시대의 유다의 불신을 강조하기 위해 두 가지 실례를 드신다. 첫 번째는, 남쪽나라 스바의 여왕은 의로운 사람으로서 솔로몬이 지혜로운 하느님의 말을 하는 것을 듣고, 하느님의 성령이 솔로몬의 입을 빌어 말씀하신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래서 여왕은 하느님의 말씀을 솔로몬을 통해 들으려고 위험천만한 여행을 감수했고, 모든 것을 동원하여 값진 선물을 장만했으며, 이 지혜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것을 더할 수 없이 행복하게 생각했다. 두 번째는 이방인인 니네베 사람들은 올바른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예언자 요나를 통해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진정으로 통회하며 회개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솔로몬이나 요나보다 뛰어난 분임을 강조하신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심판 때에 남쪽나라 여왕과 니네베의 이방인들의 단죄를 받게 될 것이다.

참된 표징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성부의 뜻에 순종하시고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예수님 자신’이다. 예수님 안에서 행복한 삶, 참 기쁨, 참 평화를 발견할 수 있다. 예수님을 만나고 느끼면 그 어떤 고통과 시련을 당한다 해도 ‘인생이 열리는 하늘의 표징’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얼굴에 웃음이 돌고,삶이 어려워도 편안하며, 초라한 식탁에 앉아도 푸근하고 배부르며, 홀로 있어도 쓸쓸하지 않으며, 가진 것 없어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이처럼 표징은 표징 자체이신 예수님과 함께 하는 평범한 일상사일 듯싶다. 당시 유대인들보다 훨씬 좋은 여건 속에서 지내고 있는 나는 어떤가? 기도, 성경공부, 성사생활, 각종 교육, 영성생활의 다양한 방편들 등. 이렇게 잘 갖추어진 여건 속에서 나는 예수님께 무엇을 바라는가? 나는 내가 원하고 내 마음에 드는 기적적인 표징을 찾고 있지는 않는가? 말씀의 경청, 기꺼이 자신을 내놓는 헌신과 희생, 관대함, 한없는 용서, 거룩한 친절, 기쁨과 평화를 품고 살아내는 일상의 표징을 찾아나서야 할 때이다. 지금 여기서부터!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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