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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28 토/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내 좁은 사랑의 그릇 너머로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27 조회수837 추천수7 반대(0) 신고
 
 

사순 1주 토 마태 5,43-48(15.2.28)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마태 5,46)

 

 

Love of Enemies

 

 

 

 내 좁은 사랑의 그릇 너머로  

 

불완전성과 한계와 불안 속에 살아가는 우리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완전하다는 것이 과연 완벽함을 말하는 것일까? 오늘 제1독서에서는 야곱의 열두 부족들과 새롭게 계약을 갱신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신명기의 핵심 주제가 나온다. 하느님께서는 계약을 통해 이스라엘이 당신의 백성이 된다는 조건으로 그들의 하느님이 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신을 떠나 당신과 일치할 것을 권유하시면서 거룩한 백성으로 삼아주시고, 당신께 충실한 신자들을 끝까지 보살펴주신다. 완전함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거룩하신 하느님과 일치할 때 완전하신 그분이 우리를 충만케 해주시는 것이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계약에서 그 주도권은 하느님께서 가지고 계신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을 하느님과 동등한 지위에 올려놓거나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자화자찬하는 바리사이들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불성실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구원계획을 이루신다. 그분은 인간을 배제하거나 우리 처지를 굽어 살피지 않으신 채 우리를 구원하시지 않는다. 오히려 그분은 우리가 처한 상황보다 더 비참한 상황인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우리를 구원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죄악과 어둠을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받아들여 묻히심으로써,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셨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가 가야 할 완전함의 길을 보여주셨다.

오늘 복음에는 가슴과 영혼에 하느님 나라를 새기는 경험을 상징하는 내용이 나온다. 신명기에서는 그 상징이 조상이나 계명, 법령 등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순히 복종하는 것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사랑과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마음과 영혼으로 받아들이는 사랑의 행동을 요구한다. 이제 그리스도교적인 사랑은 그 본질과 궁극적인 차원을 드러내고 있다. 곧, 스스로 재판관이 되기를 포기하고 사랑하는 것, 자신을 박해하고 중상하는 사람, 증오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이 신앙인의 도리라는 말이다(5,44). 사랑하는 사람이나 형제들을 사랑하는 것을 못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5,46-47) 그러나 하느님의 자녀들은 미움 때문에 갈라진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화해하고, 사랑으로 동화되어야 한다. 그 동기는 단 한가지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조건 없이, 오직 ‘사랑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를 용서하시고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용서하고 하나 됨은 자선이 아니라 책무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 속으로 침잠하며 배타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대립, 증오, 미움, 대화단절 등은 성서가 가르치는 보편적인 사랑을 실천함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들이다. 예수께서는 우리 마음의 문을 열라고 가르치신다. “하느님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5,45) 그런데 누가 누구를 판단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만 찾고 만나는 마음의 좁은 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여전히 좋고 싫음,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가르는 옹졸한 판단의 잣대를 내려놓자! 시시비비 가리기 좋아하는 것, 호불호가 분명한 것은 자랑거리가 아니라 악덕일 수 있음을 명심하자. 나의 사랑의 그릇은 얼마나 넓고 깊은가? 내 안에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사람, 일, 마음의 상처는 무엇인가?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버팀목이라 여겨왔던 인간적이고 세상적인 무기들을 내려놓는 ‘영적 무장해제’를 하고 마음껏 하느님 사랑의 바다에 빠져보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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