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선인과 악인은 없다 /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사순 제1주간 토요일(2015년 02월 28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5-02-28 조회수740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너희는 너희 주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어라.>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26,16-19

 

복음

<하늘의 너희 아버지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43-48

 

 

사순 제1주간 토요일(2015년 02월 28일) 선인과 악인은 없다

 

어제 밤 벽으로 막혀버린 구미 스타케미칼(섬유 원사 제조사) 정문 앞에서 해직 노동자를 위한 미사를 했습니다. 참으로 추운 밤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결코 춥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기도를 하면서 그 높은 굴뚝 위에서 홀로 외치고 있는 노동자를 기억했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함께 따뜻한 국밥을 나누고 함께 노래하고 함께 춤도 추었습니다. 신명나는 잔치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참으로 따뜻했던 것은 함께 기도 중에 가장 위대한 기도인 미사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해직 노동자 분들은 신자가 아니었는데 우리의 미사에 처음으로 참여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성찬례(미사)는 투쟁 중인 노동자를 위한 미사였지만 단지 그들만을 위한 미사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경찰들, 길거리에 내몰린 노동자들을 해고시킨 기업주들도 기억하는 미사였습니다. 우리는 이런 유혹을 받습니다. 선인과 악인, 친구와 원수,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갈라놓는 이분법적인 장벽을 쌓고자 하는 충동입니다. 그러나 십자가 희생제사인 미사는 화해와 소통, 일치와 나눔의 잔치입니다. 미사가 “네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현장입니다. 과연 미사를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진정 기도하고 있는지요. 오늘 이 질문이 화두로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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