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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2 조회수751 추천수16 반대(0)

지난주에는 끔찍한 일이 있었습니다. 70대의 동생이 80대의 형과 형수를 엽총으로 죽이고, 본인도 자살을 하였습니다. 원인은 지역 개발을 통한 보상금이었다고 합니다. 형은 동생에게 보상금을 나누어 줄 생각이 없었고, 동생은 그런 형을 원망하였다고 합니다. 돈이 없었다면 형제가 그렇게 다툴 일도 없었고, 인생의 끝자락을 비극적으로 마치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세상을 떠나면 하나도 가져갈 수 없는 욕망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모 단체에서 종북사제 100에 대한 명단을 발표하였다고 합니다. 북한을 따른다는 뜻일 것입니다. 북한은 공산주의 사회이고, 북한은 가톨릭을 탄압한 사회이고, 지금 북한에는 사제가 없습니다. 그런 북한을 따른 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아마도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야기를 하신 분, 소외된 이들의 편에 서신 분, 개발과 이익을 따르기 보다는 환경의 보존을 더 중요하게 여긴 분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명단에는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료들도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도시 빈민들을 위한 사목을 하였던 친구입니다. 따뜻하고, 편안한 일을 마다하고, 굳이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친구들입니다. 그런 친구들이 종북사제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사상과 이념의 잣대는 이렇게 무섭습니다.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였고, 복음을 전하였고, 나눔과 겸손 그리고 가난과 희생을 이야기 하였던 예수님은 하느님을 모독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로마의 식민통치를 반대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자유와 해방은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야기 하셨던 십자가와 섬김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외롭게 십자가를 지고 가셔야 했을 것입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비움을 이야기 합니다. 욕망과 욕심을 내려놓으면 사람이 보인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럼에도 용서와 화해를 이야기 하십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 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오늘 나옹 선사의 가르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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