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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2 조회수904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3월 2일 사순 제2주간 월요일
 
Be merciful,
just as your Father is merciful.
(Lk.6,36)
 
 
제1독서 다니 9,4ㄴ-10
복음 루카 6,36-38
 

지독한 가난이 남긴 후유증으로 키가 170센티미터인데도 몸무게가 37킬로그램을 넘은 적이 없을 만큼 병약했습니다. 특히 결핵으로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넘겼지요. 그러다가 1967년부터 열여섯 해 동안 예배당 문간방에 살면서 교회의 종을 치는 일을 했습니다. 그 문간방은 책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했고, 남은 공간은 몸을 웅크려야 겨우 누울 수 있는 1평방미터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사람들은 그를 그저 가난하고 병든 종지기로만 보았습니다. 그런데 2007년, 이분이 세상을 떠난 후에 재산을 정리하니 10억여 원의 자산이 있었고, 90여 편의 작품에서 한 달에 수천만 원의 인세가 들어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전혀 가난하지 않지만 철저히 가난했던 사람.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지만 한 달에 5만 원이면 충분하다며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신 분, 그리고 자신의 전 재산을 북한의 굶는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하셨던 분은 누구일까요? ‘강아지똥’과 ‘몽실언니’를 쓴 작가 권정생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정말로 대단하신 분이 아닙니까? 세상 사람들은 가난을 선택하려고 하지 않지요. 자신의 만족을 이룬 다음에야 다른 사람을 돕겠다고 말하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권정생 선생님은 아니었습니다. 자신보다 더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후원하면서 평생을 사신 것입니다. 이분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주변에는 의로운 사람, 용기 있는 사람, 절제를 실천하는 사람, 끊임없는 노력 등을 통해서 다른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 이런 이들이 존경과 사랑을 받을까요? 이러한 덕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라는 말씀은 하느님을 닮고자 하는 사람이 되라는 또 다른 말씀인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 말씀에 뒤이어 심판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십니다. 우리들의 가장 잘 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용서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닮고자 한다면서도 계속되는 판단과 단죄의 모습을 가리키시는 것이지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많은 죄에도 불구하고 심판자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시지 않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계속해서 보여주시면서 기회를 주고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웃을 심판할까요? 다른 이의 죄를 찾거나 이웃의 허물을 들추느라 바쁜 대신에 자신의 잘못을 성찰하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닮아야 하는 것입니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늘 기억하면서 살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 모습이 바로 하느님의 자비를 닮는 것이며, 하느님의 커다란 은총과 사랑을 받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십시오. 혹시라도 누군가의 죄를 지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리고 남의 허물을 들추고 이야기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 끝없는 사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닮는데 최선을 다하는 오늘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1분 전만큼 먼 시간은 없다(짐 비숍).


권정생 선생님입니다.

 

용서가 어려운 이유

어떤 분께서 용서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다섯 가지로 정리하더군요.

1. 용서는 곧 잘못된 행동을 용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용서는 상대방이 우리 인생에 들어오는 걸 허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상대방을 미워하면 우리에게 어느 정도 통제력과 능력,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4. 용서하면 다시 상처받을 거라고 느낀다.
5. 우리는 가해자에게 벌을 주고 싶어 한다.

모두 초점을 잘못 맞췄다. 용서는 용서받는 사람의 몫이 아니다. 당신의 마음이 수축하는 것을 멈추는, 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용서를 하면 마음속에 품은 치명적인 원한과 분노의 감정을 놓아주고 마침내 당신을 해방시켜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용서는 일어난 사건을 없던 일로 지워 버리는 것도, 가해자에게 이익을 안겨 주는 일도 아니다. 단지 내가 지고 있던 고통과 미움의 짐을 덜어 놓는 행위일 뿐이다.



쭉쭉 뻗은 나무처럼 우리 마음도 그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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