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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03 조회수1,210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3월 3일 사순 제2주간 화요일
 
The scribes and the Pharisees
have taken their seat on the chair of Moses.
Therefore, do and observe all things whatsoever they tell you,
but do not follow their example.
For they preach but they do not practice.
(Mt.23,2)
 
 
제1독서 이사 1,10.16-20
복음 마태 23,1-12
 

언젠가 시골에 집을 짓고 사시는 분의 집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신이 직접 집을 지었다고 하는데 정말로 근사했지요. 그런데 아주 특이한 것은 집 기둥의 크기가 다른 것입니다. 네모반듯하게 짓는 것이 일반적인데 나무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서 지은 이 집은 자연미가 생생하게 살아 있더군요. 전남 구례에 있는 화엄사 구층암 선방 역시 이렇게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것으로 유명하지요. 특히 건물을 받치고 있는 한아름 안기는 큰 덩치의 모과나무 두 그루는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우리의 상식에 벗어나는 건물입니다.

하느님께서 만든 그대로의 상태를 진짜라고 말할까요? 아니면 사람이 가공해서 만든 것을 진짜라고 말할까요? 당연히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이 진짜이고, 따라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서 만드는 것이 어쩌면 진짜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어쩌면 우리들은 가짜를 가지고서 진짜라고 우기는, 말도 안 되는 상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는 이러한 건물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지 못하는 것, 자신의 입장으로만 생각해서 판단하고 단죄하는 모습들이 바로 가짜의 삶을 사는 것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열여덟 살 때까지 후천적으로 얻은 편견의 집합이 상식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어떤 단점이나 결점을 이야기할 때의 근거를 ‘상식’에 둘 때가 많습니다. ‘상식적으로 맞지 않잖아!’라고 말할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우리의 생각을 가둬놓는 상식이라는 편견과 고정관념.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 문제 있음보다는 외적으로 그 원인을 돌리면서 여전히 편견과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 안에 담겨 있는 좋은 점들을 전혀 못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주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위선에 대해 꾸짖곤 하셨지요. 그들은 윗자리에 앉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율법을 제대로 전하기는 하지만 자기 자신은 실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이들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어 놓고 자기들은 그 짐을 들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편견과 고정관념, 이로 인해 위선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위선이 과연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에게만 있는 것일까요? 지금 우리의 삶 안에서도 그런 모습은 너무나도 많이 드러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자기 자신에게는 온화하고 관용을 베풀면서도 다른 이들에 관해서는 준엄하고 엄격한 재판관이 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른다면 윗자리에 마음을 두는 것을 금하실 뿐 아니라 끝자리에 앉으라고 하시지요. 주님께서 당신의 삶을 통해 직접 겸손의 본보기를 보여주셨지요. 그토록 전지전능하신 분이시건만 자신을 한없이 낮추셨습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생이라는 긴 문장에서 자신이 주어가 될 때에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써 시야가 좁아지고 목적의 가치도 떨어지며 또 무엇을 성취해도 공허감이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인생의 긴 문장에서 주어가 될 때에는 해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아지게 됩니다. 좁은 시야가 아닌 넓은 시야를 갖게 되며 이로써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 안에 주님을 주어로 놓고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커다란 은총과 사랑을 내 삶 안에서 충만히 느낄 수 있습니다.

기분 좋을 때 쉽게 약속하지 말라.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말라. 그리고 지쳤다 하더라도 미완성인 채 일을 내버려 두지 말라.(채근담)


전남 구례에 있는 화엄사 구층암 선방

 

편견을 버리세요.

친구가 보내 준 글입니다.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인 것 같아서 이렇게 올려봅니다.

몇 년 동안 필리핀에서 사업을 한 한국인이 있었다. 세 명의 동료와 한 집에서 살았는데, 필리핀 출신의 가정부를 두었다. 가정부는 청소와 요리를 해 주었고, 그녀가 해주는 일은 마음에 쏙 들었다. 한 가지만 빼고...

사업가와 그 동료들은 집에 있는 술병의 술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걸 눈치 채고는 가정부가 몰래 홀짝홀짝 마시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진상을 밝히기 위해 남은 술이 얼마나 되는지를 술병에다 표시를 해서 술이 줄어드는지를 확인했다. 분명히 술은 줄어들고 있었다.

어느 늦은 밤에 그들은 골프 모임을 마치고 좋은 기분으로 집에 돌아왔다. 자기 전에 한잔 더 할 생각을 하다가 술병에서 술이 자꾸 줄어들었던 것이 떠올랐다. 취기가 좀 돈 상태라 그들은 가정부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술이 남은 병 안에 오줌을 눠서 채워 넣었다. 술 냄새는 변함이 없었다. 그걸 선반 위에 도로 갖다 놓고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았다. 며칠이 지났는데 술병 속의 술은 여전히 줄어들고 있었다.

그들은 가정부에게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그래서 가정부에게 자기들 술을 마셨냐고 물으니까, 가정부가 대답했다.

“전 마시지 않았습니다. 음식 만들 때 썼는데요.”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있다면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서 풀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야기 하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편견을 가지고 판단한다는 것이지요. 그 나쁜 결과는 자기 자신에게 그대로 되돌아오고 말 것입니다.

편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가져다주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편견은 어디로 튈지 모를 무시무시한 무기입니다.


자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우리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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